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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Oct 15. 2021

맛있는 김밥

음식에 관한 단상

김밥을 좋아한다.

우리나라 사람 치고 김밥 싫다는 이가 얼마나 되랴.

김밥에 들어가는 재료는 점점 다양해져서 김밥 전문점에 들어가면 김밥 종류만도 열 가지는 넘는 것 같다.

안에 넣는 주재료를 바꾸면 새로운 메뉴가 되니까 여러 가지를 시도해볼 수 있겠지.

또 유행하는 매운맛이 김밥에도 더해져서 간이 매운 재료를 넣은 김밥을 고를 수도 있다.


가게들이 많아서 경쟁도 심할 텐데 기본적인 수요가 많으니 김밥 전문점도 많고.

간이식당, 노점, 편의점 등등 어디 가나 김밥을 쉽게 먹을 수 있다.

값도 저렴해서 김밥에 라면이 국롤이라는 말도 있고 ㅎ~



그런데 같은 재료로 만들어도 맛은 차이가 더라.

내가 김밥을 좋아하는데 어머니 김밥에 익숙해서

예전에는 파는 김밥을 거의 사 먹지 않았었다.

어머니 돌아가시고 혼자 먹겠다고 김밥을 만들어보니.

김밥 한두 개 마는데 준비해야 할 재료들이 여러 가지라 참 번거롭더라,  사실을 절감했다.

(그런 실감을 한 메뉴가 김밥만은 아닙니다만.

김밥은 먹을 때마다 만들어야 한다는 핸디캡이 있다.

저장 불가능.)

그래서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아도 이 가게 저 가게 좀 나은 곳을 찾아 전전하는 중이다.


일단 가게가 깔끔해 보이면 들어가서 가장 기본적인 김밥을 사본다.

아닌데, 하그 가게는 다시 볼 일 없고.

이 정도면 뭐, 싶으면 그다음에 가서 주재료가 다른 김밥을 사보고.

계속 그런 과정을 거쳐서 그나마 다, 고 가끔 가는 김밥집이 두 곳 있다.

직접 만들 상황이 아닌데 김밥이 정말 먹고 싶거나.

외출에서 돌아오는 길에 허기져서 집에 들어가자마자 먼저 뭘 먹어야겠다, 싶을 때 김밥을 산다.



내가 이 정도면 , 하는 김밥을 살펴보니 몇 가지 공통점이 보인다 

우선 재료의 배합이 잘 맞는다.

요새 김밥집 유행인지 날 당근채나 오이채를 지나치게 많이 넣는 있고.

단무지가 속재료의 반은 차지하는 김밥을 본 적도 있다.

기름기 있는 돈가스 제육볶음을 넣고는 맛을 보완할 다른 재료가 부족해 먹고 난 뒤에 느끼한 끝 맛이 혀에 계속 남아 불유쾌한 적도 있었고.

속재료는 많이 넣고 밥은 얇게 펴 넣는 곳이 꽤 있는데.

재료들 간에, 또 재료와 밥의 균형이 맞는 게 맛을 내는데 중요하더라.

그리고 어느 김밥집이양념을 넣어 조미한 밥을 쓰는데 양념의 배합과 분량은 물론.

양념과 밥을 적절하게 잘 섞어서 간이 골고루 은은하게 밥에 도록 하는 것도 기술이다.


두 번째, 재료를 가지런히 넣고 김밥을 야무지게 잘 말았다.

재료들을 엉성하니 말아서 금세 내용물이 흩어지는 김밥도 적지 않은데.

허술하게 말아낸 김밥은 성의가 없어 다시 가고 싶지 않다.

김밥을 꽁꽁 힘주어 말아야 재료들도 맛이 잘 어우러지고 재료들이 흩어지지 않는다.

너무 크게 만든 김밥은 싫다.

입에 쏙 들어가야 먹기도, 보기도 좋다.


마지막으로 김밥을 말아서 통깨를 잔뜩 뿌리는 것도 싫다.

김밥 말고도 생선구이에도, 나물에도, 생선조림에도 통깨를 털어 넣다시피 하던데.

에이, 뭐든 적당해야죠.

음식은 대충 해놓고는 고소한 맛이 나지도 않는 맛없는 통깨만 많이 뿌린다고 없는 맛이 생기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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