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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Nov 03. 2021

여행지에서 밥 먹기

음식에 관한 단상들

여행을 오면 먹어야 한다.

우리는 생명체로서 태어나면 죽을 때까지,

어차피 먹어야 한다는 육체적 의무를 안고 있는데.

여행에서는 일상과 또 다른 현지 음식 재미가 다.


맛있는 음식은 여행을 행복하게 해 주고 기억나게 해 준다.

흡족하게 밥을 먹고 식당을 나서면 세상이 환해 보이지.

맛집 정보가 떠돌고 어디나 맛집 앞에는 삼삼오오 줄이 길게 서있다.

맛집 놀이라 할까.



여행 때마다 뭘, 어디서 먹을까, 생각한다.

걷는 건 좋아하지만 줄 서는 건 좋아하지 않고.

먹는 건 좋아하는데 입맛은 다소 까다롭다.

같은 음식이라도 서울화 된 음식점을 찾을 것인가,

현지식 식당 찾을 것이냐, 갈등한다.

결론은 늘 같다.

서울화 된 깔끔한 음식을 먹고 나와서는 서울에서도 먹는 것을 여기까지 와서 또 먹었을까, 후회하고.

현지 음식을 먹고서는

무리였어, 이것도 경험이지 뭐, 약간은 찝찝하다.


입맛에  맞으면 그 어떤 것도 좋지.

그런 소감이 들었다는 건 썩 맘에 드는 밥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여행지에서 맛있게 먹은 밥은 많다.

어설픈 셰프가 멋 부리고 서툴게 개량한 음식은 좋아하지 않아서 서울화 된 현지 음식을 선뜻 고르지는 않는다.

제일 좋은 음식은 솜씨 좋은 그곳 아주머니가,

좋은 재료를 충분히 써서 토속적으로 만드는 음식이다.

부산에서는 전복죽과 복국을 참 맛있게 먹었고.

정선 오일장에서 배추전을 처음 먹었을 때 정말 맛있었다.

그 식당을 다시 찾지 못해 다른 식당들을 헤매면서 기억의 맛을 못 찾아 실망하곤 한다.


소박하고 담백한 강원도 음식을 좋아한다.

감자를 쓱쓱 갈아 그 자리에서 부쳐주는 감자전도 맛있고.

강원도 곡식으로 만든 차진 떡도 좋아한다.

메밀전병, 곤드레밥,

정선 조양강변에서 민물고기 생선찌개를 참 맛있게 먹은 기억있다.


예전에 제주도에서 바닷가를 돌다 보면 '해녀의 집'이 있었다.

그 마을 해녀들이 작업을 하면서 식당도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식이었는데.

전복, 문어, 성게알, 미역,

갓 잡은 싱싱한 해산물이라 정말 맛있었다.

서귀포항에 '해녀의 집'이 있던데 이제는 혼자라 못 들어가겠다.

혼여  때 식당에서 고를 수 있는 메뉴의 폭이 좁다.



제주도의 오메기떡과 고기국수를 좋아한다.

이름은 같지만 맛이나, 들어가는 재료나, 만드는 방식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고기국수의 경우

현지 전통방식, 현지 개량 방식, 서울 화한 고기국수.

매번 이리저리 다녀보는데 이번에 확실히 입장을 정리했다.

고기국수 한정 내 입맛에는,

사골국물을 쓰는,

기름기가 적고 고기가 얇은,

국물이 뜨끈한,

서울화 된 고기국수가 좋다!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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