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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와 가능성, 운명
혼자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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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는 달려가고
Jun 23. 2021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누구나 맨몸으로 태어나지만 언제, 어디에서 태어나느냐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진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한계 속에서 손에 쥔 한 오라기의 희미한 가능성으로
암담한
세상을 살아내야 한다.
운명의 신이시여,
당신은 어쩜 그렇게 성의 없이 아무렇게나,
이제 막 세상으로 나가는 생명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한계의 올가미를 씌우고는,
달랑 몇 알의 가능성만 휙, 뿌려주었단 말입니까!
자라면서 어렴풋이
세상살이가
내 맘대로 돌아가지 않는 건
눈치채는데.
그래도
"
나는 어른이 되면 잘할 수
있다", 고
믿는다.
드디어 어른이 되었다.
하지만 지지부진,
나에 대한
기대가
깨지고
거대한 벽
앞에서 좌절할
때
.
안 될라나
봐... 고개를 떨구지.
인터넷에서 종종 점성술이나 역학을 찾아본다.
철학이나 과학만큼이나
,
점성술과 역학도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잘 알아내고 싶어 하는 열망의 한 방식이거든.
몇몇 천재가 발견한 학문이 아니라,
태어난 김에 살아가는 숱한 익명의 사람들이 오랜 시간 동안 인생이란 무엇일까,를 고민하고 공감한 내용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예언 기능보다는,
지구 위를 살아간 사람들의 경험들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다.
그러니까 점성술이나 역학이나 모두
인간사는 공평하지 않다는 것,
사람은 누구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갖는다,
는 점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개인의 삶은 시대에 커다란
영향을
받고.
살아가면서 모든 것이 좋기만 한
시절은
결코 없다고 말한다.
기다려야 한다고.
아직은 당신의 때가 아니니 더, 더, 더 참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터넷을 둘러보다가 마음이 찡 하도록 진솔한 글을 만나기도 한다.
한 커뮤니티에서 글을 몇 번 읽은
익명의
어느
부
인은,
경제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인성 면에서나 모두 안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 힘들게 자랐단다.
어둡고 우울하고 늘 분노만 터뜨리는 거친 환경에서 자라다 보니,
밝고 환하고 건강한 사람에게는 감히 다가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그래서 자신처럼
상처 받고
분노가 그득하며.
사랑받지 못하고 뒷전에 처져있는 사람들에게 동병상련을 느꼈고.
그들과
어울리다 보니
또다시 상처 받아
세상에 원망이 가득한 자신을 발견했다.
자신을 탓하고 남을
미워
하고.
그러다 보니 더 우울해지고 더 분노하며 더 자신 없어지는 악순환.
화를 낸다고 좋아지는 건 없구나,
나도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 고 마음먹었다.
그분은 책 읽기와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자신이 살아갈 방향을 찾은 것 같았다.
자신을 끊임없이 슬프고 힘겹게 하는 부모와는 최소한으로만 접촉하고.
혼자 가만히 있는 시간을 만들어서 책을 읽고 인생을 생각한다.
되도록 밝은 이야기, 아름다운 풍경, 온화하고
착한 마음을
찾아 모으고.
정직하고 진실한 것들에 귀를 기울인다.
견디기 힘든 분노가 때때로 자신을 덮치고.
나만 착하게 살면 뭐하나, 억울한 기분을 떨쳐내기 어렵지만.
그래도 마음을 가라앉혀서 부정적인 감정에 휩쓸리지 않도록 애쓰고.
다독다독, 맛있는 밥상으로 스스로를 격려한다.
혼자가 되어 고요한 시간을 가져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볼 수 있다.
자신의 허물.
자신이 저지른 얼토당토않은 모자란 언행들.
아프고 부끄럽지만 인정하자.
동시에 자신을 괴롭히는 분노를 차단하는 것이 새로운 출발의 시작이다.
괴로움의 홍수에 방파제를 먼저 세운 뒤에 곱고 귀한 순간을 차곡차곡 모으자.
많은 재물과 높은 자리에 혈안이 되어 도덕성도 인품도 없이 아득바득 이익만 탐하고.
무고한 사람을 괴롭히고 모략하는 악의 무리들이 있다.
어제도, 오늘도 참으로 크게 떠들어대는구나.
그 자식들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부모라는 자신의 환경을 우쭐거린다.
이런 경우가 정말 존재를
파괴하는 태생적인 한계이다.
옳고 그름, 인간으로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분간 못하니까.
어쩔 수 없는 운명의
굴레
에서
울
분만 터뜨리기보다,
자신이 구하는 방향을 찾아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면,
그것이 어두운 운명을 딛고 일어서게 하는 자신의 가능성이 아닐까.
자신감이란 내가 잘났을 때, 뭘 많이 가졌을 때보다.
힘든 상황을 잘 견디고 극복했을 때,
그래서 내 마음이 단단해졌을 때 무럭무럭 자라난다.
나침반을 손에 쥐고 방향을 더듬어 길을 찾자.
어차피 인생은 혼자 가는 외로운 여정이다.
온전히 혼자일 때,
단단하고 강인한 나를 키울 기회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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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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