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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Jul 23. 2021

삶에 관한 고민

활자로 만난 인물들

[윌리엄 모리스 평전], 박홍규 지음, 개마고원   



19세기 영국에는 걸출한 인물들이 꽤 있다.

윌리엄 모리스도 그중 한 명이다.

지금도 꾸준히 생산되고 사용되는 '현대 디자인의 아버지'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아름다운 벽지를 디자인했으며.

계관시인으로 추대될 만큼 평가받는 시도 썼다.

전에 읽은 [베아트릭스 포터의 집]에서 읽었던,

베아트릭스 포터가 자신의 집을 꾸미는데 교본으로 삼았던 "미술공예 운동"의 주도자로서 가구, 태피스트리와 책의 디자인까지.

생활환경을 둘러싼 거의 모든 것에 관심을 갖고 아름답게 디자인했으며 직접 생산했다

또한 아름다운 생활환경에서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노동을 하는,

화폐와 계급이 없는 이상 사회를 꿈꾸며 독자적인 사회주의 노선을 추구하는 정치 활동까지 한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이상과 믿음에 따른 삶을 살았으니...

중세시대 길드처럼 뜻이 맞는 친구들과 공동 작업을 했고 보통 사람들이 아름다운 환경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유용하고 아름다운 물건들을 만들어냈으며.

고건축물 보존과 미술공예 운동, 환경보호 활동을 했다. 부자로 태어났고 사업에도 성공했지만 소박하고 간소한 삶을 추구하면서.

산업 발전으로 혼탁하고 이기적이며 물질적인 빅토리아 영국을 비판했다.

재능도 많고, 열성적이며.

꿈을 꾸는데 그치지 않고 현실에 이상 사회를 구현하려고  행동하고 헌신한, 대단한 인물이었다.     



책은  J.R.R. 톨킨의 영화 "반지의 제왕"으로 시작된다. 톨킨은 모리스의 영향을 크게 받은 작가로

영화에 보이는 착한 사람들의 계급 없는, 자연적인 사회가 바로 모리스가 꿈꾸었던 세계라고 한다.

모리스는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부정적인 양상.

자연을 손상시키며 대량 채취하여 대량 생산하고 이는 곧 대량 소비로 이어지는,

계급 격차가 크고 곳곳에 식민지를 거느린 상업주의를 호되게 비판했고.

모두가 자발적으로 즐거이 일하고

상업의 이윤을 위해 유발하는 인간의 욕망이 아니라 꼭 필요한 아름다운 물건만 생산하는,

예술이 생활 속에 함께 하는 세상을 꿈꾸었다.


부친의 유산으로 재산과 일정한 수입이 있었던 그는 아름답지만 가난한 마부의 딸을 사랑하여 가족들이 반대하는 결혼을 하고 '레드하우스'라는 신혼집을 짓는다.

그는 이 집을 자신이 믿음을 실천하는 첫 장소로 삼아서, 이상적인 노동 방식이라 믿었던 중세시대의 노동처럼

뜻이 맞는 친구들과 공동 작업으로 건축을 하고 집에서 사용할 가구들을 직접 디자인하고 만들어냈다.

이는 태피스트리와 벽지, 가구의 디자인과 제품 제작까지 이어졌다.     


모리스와 친구들이 디자인하고 만들어내는 제품들은 생활 방편이나 재능의 발현만이 아니었다.

인간의 이상적인 삶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는 그에게 있어 시를 쓰거나 생활용품을 디자인하거나.

고건축물을 원상 그대로 보존하고 자연을 지키려는 노력. 그리고 1876년 본격적으로 사회주의 정치활동에 뛰어드는 일은 모두 그의 믿음에 의해 뒷받침되는 이상 사회를 이루는 그의 실제적인 구현이었다.  



《제국의 시대》 의 저자 홉스봄은 윌리엄 모리스에 관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윌리엄 모리스(1834~1896)는 전체적인 궤적에서 후기 낭만주의적 중세 주의자로부터 일종의 마르크스주의 사회혁명가에 이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모리스 그리고 그와 연관된 미술공예 운동을 상당히 영향력 있게 만든 것은 디자이너, 장식가, 장인으로서의 그의 놀랍고도 다양한 재능이라기보다는, 다름 아닌 이데올로기였다. 그의 이러한 예술적 혁신운동은 특히 예술과 생산하는 노동자들 간의 연결을 복원시키고, 부유하고 여유 있는 자들을 위한 '순수예술'의 자기만족적인 영역보다는 일상적 삶의 환경을-집의 내부 장식과 마을, 도시 그리고 풍경을- 변형시키려 했다. ( 417쪽)


단순히 기술로만이 아니라,

생활 방편이나 이득, 지위나 명예 같은 좁은 범위에서 벗어나.

우리의 세상에 대한 원대한 꿈을 꾸고 이상향이라는 방향을 잡아서 이를 위해 노력할 때,

개인의 삶은 진정한 의미를 갖는 게 아닐까.


멀고 먼 길이지만

일단 의미 있는 방향을 잡았다면 그 방향으로 가는 데까지 가보자.

가슴을 쭉 펴고 기개 있게!

불끈 주먹을 쥐고는

"어차피 한번 살다 가는 인생!"

호기도 부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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