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W.G. 제발트의 소설 [아우스터리츠]을 읽는 중이다.
무거운 내용이라 계속 읽기에 마음이 버거워서 몇 쪽씩 읽다 말다 하고 있다.
분위기라도 바꿔볼까, 싶어서 카페로 나왔는데 밝은 카페의 인테리어와 상관없이 책 내용은 편치 않다.
나치가 독일 바깥으로 세를 확대시켜가던 시기에,
유대인 부모들이 자식들이라도 위험에서 구하려 아주 어린아이까지 영국으로 보냈다.
그때 영국으로 가서 목사 가정에 입양되었던 주인공이 어른이 되어 캄캄한 무지의 상태에 있는 자신의 출신을 찾아내는 과정을 소설이 다룬다.
지금 아프가니스탄에서 멋모른 채 부모와 떨어져서 서방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태워지는 어린아이들의 앞날이겠지.
아기 때 외국으로 입양된 사람들이 친부모를 찾는 심정을 이해하게 되었다.
자신의 출신에 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은 상상 이상으로 심리적 타격이 큰 것 같다.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나의 유전자는 어떻게 전달되고 형성되었는지,
현재와 미래는 있으나 과거는 깜깜한 암흑이라면...
나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생각하고 주문했는데 받은 것은 아아라니!
어쨌든 올여름에 냉면, 아아, 수박주스 다 먹었다.
아, 빙수가 빠졌네.
빙수는 몇 숟가락 뜨고 나면 머리가 아파져서 혼자는 못 먹는다.
누가 먹을 때 조금 얻어먹는 메뉴.
코로나 시국이라 거의 아무랑 같이 뭘 먹지를 않았네.
마음을 좀 식혔으니 남은 아아 마저 마시고 쿠키도 마저 먹고 책 몇 쪽 더 읽다 나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