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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남긴 풍경들
목포 행- 시티투어 2, 지금이 오기까지
마음에 남은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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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는 달려가고
Feb 7. 2022
인과관계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정치-사회-경제적 변화는 서로 물고 물린다.
해방, 전쟁, 산업화에 이르는 기간 동안 한반도는
지각변동 수준으로 변화가 컸지
.
사람들은 살기 위해 대이동을 했다.
해방 이후 목포에도
인근 섬 지역에서 사람들이 대거 몰려왔단다.
그전까지는 녹지대였을 유달산 가파른 등성이에
대충
몸 누일 곳을 만들고.
이런 거처들이 동네를 이루었다.
뱃사람들이 많았다고 하는데,
남편들이 바다에서 고기를 잡는 동안 아내들은 부두에 나가
그물을 수선하거나 잡아온 물고기들을 손질하거나.
부두 근방 식당과 시장에서 일하거나.
아이들을 키우고 살림을 하면서 가파른 언덕을 오르내리며 고되게
살았을
것이다.
일본 사람들이 모여 살던,
아마 해방 후에는 목포에서 잘 사는 동네였을 그 바로 옆이다.
언덕을 내려오면 부두가 있고 번화가인 오거리에서 멀지 않으니 일거리는 많았겠지
.
유달산은 바위산이고 경사가 심한데 그 사이에 요리조리 손바닥 만한 땅을 다듬어 용케 방들을 얹었더라.
지금은 시에서 소방도로도 내고 상하수도 시설도 하고.
주민들도 살림살이 나아지면서 차츰 집의 형태를 갖춘 것이고.
예전에야 뭐.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들은 사정을 대충 짐작하겠지.
집과 집 사이 좁은 통로에 앉을 것을 두고 슬레이트로 지붕을 올렸다.
오가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여전히 주민들이 살아가지만 빈집들도 많아 보였다.
영화에 나왔다고 요새는
멀리서 사람들이 구경도 오고 사진도 찍는다.
젊은 사람들이 산다는 목포의 동네들이 궁금했다.
이럴 때는 시내버스!
버스는 길고 깊숙한 항구를 옆에 두고 상가지역, 시장들을 지나 도로가 쭉쭉 뻗어나가는 대규모 고층아파트 단지에 들어선다.
넓은 도로 옆으로 상가가 이어지고.
학원들, 병원들, 금융기관, 옷 가게, 식당들.
우리나라 여느 신도시들과 다름없는 모습이다.
시티투어 중 유달산에서 바라본 풍경.
중심가는 형성된 지 오래되었고 점점 멀리에 아파트 단지들이 조성되는 중이다.
부두 옆으로 산책로, 공원, 각종 전시관들과 박물관들이 조성되어 있다.
그 옆과 뒤로는 대단지 아파트들.
영산강 하구언이 설치되어 그 위 도로는 부산까지 이어진단다.
뒤로 기암괴석의 월출산이 보인다.
이런 풍경을 볼 때 바닷가 부근 사람들은 좋겠다, 는 생각을 한다.
실제 생활이 어떤 지 모르겠지만.
목포는 동해안이나 부산, 제주도처럼 대양으로 열린 바닷가 도시가 아니다.
서남해에 흩뿌려진 수많은 섬들과 반도를 지나 깊숙이 들어앉은 주름 잡힌 해안선을 가진 곳이다.
그래서 부두는 참 길고 넓고 깊숙하다.
고하도 전망대에서 목포항을 바라본다.
안쪽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다.
고하도 전망대에서 바라본 목포대교.
이 바깥으로도 섬들이 무수해서 수평선 같은 건 안 보인다.
섬들과 육지는 도로와 다리로 이어진다.
부두에는 어선들이 참 많이 있었다.
문화해설사께서 말씀하시길,
선장, 기관사 빼고는 다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그 사람들 없으면 고기도 못 잡는다고.
멀리서 온 그분들은 오늘, 어디에 고단한 몸을 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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