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누구나 꿈을 꾸고,
꿈을 이루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노력한다.
그러나,
인생은 설계도대로 지을 수 있는 집은 아니라서.
어느 순간,
앞을 알 수 없는 갈림길에서 도무지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알 수 없기도 하고.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
거센 폭풍우 속에서 파도에 휘둘리기도 한다.
나는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게 될까요?
인터넷에서 진로를 고민하는 글을 읽었다.
누가 봐도 고민될 만하더라.
글을 읽는 입장에서도 할 수 있는 답이 안 나오던데
당사자는 얼마나 답답하고 걱정이 많을지.
누구나 앞날을 예상하거나 기대하거나 준비할 뿐이지,
자신의 앞날을 미리 알 수는 없다.
지금 이 선택이 나중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알 수 없으니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는 걱정과 근심, 기대와 우려에 짓눌린다.
이를테면 튼튼하게 지은 배를 타고 정밀한 지도를 들고 일기예보를 살피면서 바다로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파도도, 날씨도, 배도...
그 어느 것 하나 순조롭지 않다.
내가 믿는 가치관과 일터에서 강요받는 일의 도덕성이 다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업무에서 인정받는 일은 차이가 있다.
내 뜻이, 내가 하는 일이 과연 정당한 의미가 있는 것일까,부터.
내가 부족하고 안이해서 못 받아들이는 것일까, 자책하게 된다.
그렇다고 나를 죽이고 타자의 가치관과 판단에 모든 것을 맡기기에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이럴 때 사람은 길을 잃는다.
내 의지대로, 나의 가치관에 따라, 나라는 존재를 온전히 지켜내면서,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그것이 벽에 부딪쳤을 때,
내 인생은 내 것이 아닌 것이 되어
좌절하고 괴로워하면서 묻는 것이다.
나는 어떤 인생을 살아가게 될까요!
60년을 넘게 살아온 나도 답은 없는데.
때로는 운명에 자신을 맡겨야 할 때가 있더라.
지금까지 나름대로 최선을 다 했고.
앞으로도 아마 그러겠지.
그러니 때로는 변곡점의 순간에,
마치 격렬한 폭풍 속 난파선이 돛을 내리고 키를 손에서 내려놓듯이.
모든 것을 운명에 맡기고 나의 의지대로 끌고 가려는 노력을 멈추게 되더라.
파도에 삼켜져 물 밑으로 가라앉을지.
살아서 낯선 땅에 닿을지.
바다가 잠잠해져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결과는 알 수 없고.
각자 마음속에 그리는 기대는 있었겠지만.
어느 한순간 마음을 비우고 망연한 흐름에 몸을 맡길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