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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Apr 28. 2022

운명에 나를 맡길 때

끄적끄적

살아가면서 누구나 꿈을 꾸고,

꿈을 이루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노력한다.

그러나,

인생은 설계도대로 지을 수 있는 집은 아니라서.


어느 순간,

앞을 알 수 없는 갈림길에서 도무지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알 수 없기도 하고.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

거센 폭풍우 속에서 파도에 휘둘리기도 한다.


나는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게 될까요?



인터넷에서 진로를 고민하는 글을 읽었다.

누가 봐도 고민될 만하더라.

글을 읽는 입장에서도 할 수 있는 답이 안 나오던데

당사자는 얼마나 답답하고 걱정이 많을지.

누구나 앞날을 예상하거나 기대하거나 준비할 뿐이지,

자신의 앞날을 미리 알 수다.

지금 이 선택이 나중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알 수 없으니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는 걱정과 근심, 기대와 우려에 짓눌린다.


이를테면 튼튼하게 지은 배를 타고 정밀한 지도를 들고 일기예보를 살피면서 바다로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파도도, 날씨도, 배도...

그 어느 것 하나 순조롭지 않다.


내가 믿는 가치관과 일터에서 강요받는 일의 도덕성이 다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업무에서 인정받는 일은 차이가 있다.

내 뜻이, 내가 하는 일이 과연 정당한 의미가 있는 것일까,부터.

내가 부족하고 안이해서 못 받아들이는 것일까, 자책하게 된다.

그렇다고 나를 죽이고 타자의 가치관과 판단에 모든 것을 맡기기에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이럴 때 사람은 길을 잃는다.



내 의지대로, 나의 가치관에 따라, 나라는 존재를 온전히 지켜내면서,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그것이 벽에 부딪쳤을 때,

내 인생은 내 것이 아닌 것이 되어

좌절하고 괴로워하면서 묻는 것이다.


나는 어떤 인생을 살아가게 될까요!



60년을 넘게 살아온 나도 답은 없는데.

때로는 운명에 자신을 맡겨야 할 때가 있더라.

지금까지 나름대로 최선을 다 했고.

앞으로도 아마 그러겠지.


그러니 때로는 변곡점의 순간에,

마치 격렬한 폭풍 속 난파선이 돛을 내리고 키를 손에서 내려놓듯이.

든 것을 운명에 맡기고 나의 의지대로 끌고 가려는 노력을 멈추게 되더라.


파도에 삼켜져 물 밑으로 가라앉을지.

살아서 낯선 땅에 닿을지.

바다가 잠잠해져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결과는 알 수 없고.

각자 마음속에 그리는 기대는 있었겠지만.

어느 한순간 마음을 비우고 망연한 흐름에 몸을 맡길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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