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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Jul 18. 2022

돈을 위해 일한다? 의미를 위해 일한다?

끄적끄적

살아가려면 돈이 필요하다.

돈을 벌려면 일을 해야 한다.

내키지 않는 일이어서 영혼 없이 수동적으로 노동을 하더라도 수입이 들어오면 그럭저럭 자신을 달랠 수 있다.

그 돈으로 의미를 살 수도 있으니까.

사는 거 별거 있나...


그럼에도 마음이 허전해서 마치 발작을 일으키듯이 벌떡 일어나.

수입이 줄더라도,

때로는 망할 각오까지 하면서

의미 있는 일에 자신을 던지는 사람이 있다.

많은 경우,

의미도 얻지 못하고 돈도 벌지 못해 무모했던 자신의 과거를 후회하거나 모자란 자신을 탓하거나.

나의 숭고한 뜻을 몰라주는 세상을 원망하는, 

불운한 도전으로 끝나지.

간혹은 물질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의미는 벌써 사라지거나 왜곡되거나 허울뿐이거나,

그렇게 오리무중인 의미 대신 돈은 얻었다.



아주 드물게 의미도 어느 정도 건지고 사회적으로도 성공하는 사례가 있다.

'토머스 쿡'이 그런 경우였다.


그랜드 투어-엘리트 교육의 최종 단계 》라는 책을 읽었다.

설혜심이 쓰고 휴머니스트 출판 그룹이 출판했다.


책의 주요 내용이 되는 그랜드 투어에 관해서는 이미 알고 있는 범위를 넘지 않았는데,

책의 말미 대중 관광 시대 부분에서 '토머스 쿡'에 관한 내용이 인상에 남았다.

오늘날 대중 관광 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받는 19세기 영국의 여행산업 대부 토머스 쿡은,

단순히 선구적이고 이재에 밝은 사업가만이 아니었다.


그는 귀족들과 부호들만이 누리던 '여행'을 철도와 증기선의 발전에 힘입어 노동계급에게까지 확대한 사람이었다.

인쇄업자였던 토머스 쿡은 여행을 계속 부유층의 전유물로 간직하려는 편협한 사람들로부터 숱한 비난과 조롱을 받으면서도,

평범한 노동자들이 일상생활에 크게 부담되지 않는 비용과 시간으로 국내외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또 각 집단의 특성에 적합한 맞춤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이를 실행시켰다.

이는 노동자들이 술에 빠져있는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그래서 보다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게 도우려는 온정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러니까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일과 술에 찌들어 살아가는 노동계급이 인생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일을 하려다 보니 사업이 된 것이었다.

의미가 아이디어를 내주고 각종 난관을 돌파할 수 있는 힘을 주었으며.

그의 의미를 알아주는 고객들의 열렬한 동참으로 인류사에 새로운 산업을 열  수 있었겠지.



쿡은 누구에게나 여행할 권리가 있다면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자기보다 낮은 계층을 업신여기는 것을 좋아하는 돈 많은 젊은이들은 진귀한 가치가 있는 장소는 평민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오직 사회의 ‘선택된’ 자들에게만 허락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배타적인 난센스를 말하기에는 이미 오늘날은 너무나도 진보한 시대가 되어버렸다. 신이 허락한 이 세상은 아름다움과 풍요로 충만하고, 이것은 전부 사람들 모두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철도와 증기선은 모두가 공유하는 과학의 결과물이자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다. (375쪽)



무엇이 되려는 욕망보다는,

무엇을 하고 싶다!

무엇을 위해 이 일을 반드시 해내겠다!, 는 열망에 나를 맡길 때.

인생 또한 의미가 깊어지는 게 아닐까?


경제와 사회가 무너져가는 위기 상황 속에서,

이 몸은 한가로이 카페에 앉아

뜬구름 잡는 한 말씀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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