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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Jul 28. 2022

소비자 1, 2, 3....

끄적끄적

사람이 사회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세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으로 태어나는 순간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고.

죽음에 이를 때까지 구절구절, 한 개인의 행태는 낱낱이 기록된다.


더구나 소비자로서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와 신용카드를 입력하여 소비를 시작하면,

고객님의 모든 소비는 차곡차곡 기록되고.

빅데이터에 저장되어 낱낱이 분석된다.

오직 소비자로서 개인 ID는 휴대전화 번호와 연계되어 언제 어디서 얼마를 쓰고, 무엇을 샀으며, 반품 또는 후기까지,

당신이라는 소비자를 규정하는 데 쓰인다.



구독 서비스 번성이란다.

구독 경제는 단지 개인의 소비를 기록하고 저장하는 것에 더해,

이들 정보를 바탕으로 그 ID의 소비 패턴을 분석하여 계속적인 소비를 유도하는 기능을 또한 사업 수단으로 한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자동적으로 다른 콘텐츠로 유도하고.

쇼핑몰에서는 내가 고른 것보다 더 비싼 물건, 더 새로운 물건을 계속 권한다.


소비자는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탄 듯,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사고 또 사고, 보고 또 보는 소비의 늪에 푹  빠지는 것이다.



절대 온순한 시민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지만 내심으로는 하찮은 반항적 기질이 있는 나는,

오직 소비자로서 인식되어 빅데이터로 분석되는 시스템이 싫다.

어쩌든지 피해 가려 회원 가입을 안 하고 신용카드도 되도록 쓰지 않으려 하지만.

신용카드가 아니면 아예 결제를 할 수 없는 가게가 점점 늘어나고.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되면서 회원가입을 하지 않으면 물건을 살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알고리즘을 거부하고.

계속 제시되는 상품을 사지 않는 나름의 저항은 한다지만 지극히 사소한 투정 수준일 뿐이고.

그것 또한 분석되어 '사소한 반항가'로 분류되겠지.



나의 평생을 기록하고 저장하며 분석한 이 데이터를 누군가가 오용한다면.

누군가를 목표로 하는 악의적인 음모로,

짜깁기라든가 왜곡으로 한 개인의 삶을 모함할 수도 있겠다, 는 염려는 지나친 것일까?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법이 있고,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은 했겠지만.


법과 제도가 무도한 무리에 의해 손쉽게 망가지는 현실을 지금 우리는 목격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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