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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Oct 17. 2022

고난의 시기에 알 수 있는 것

끄적끄적

살아간다는 게 우리 희망대로 움직여주는 게 아니라서.

어쩌면 눈 밝은 남의 눈에는 보이는데 자신에게만 보이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누구에게나 예기치 않은 순간에,

생각도 못한 방식으로 고난이 닥친다.


고난이라 함은 평소 살아가던 역량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크기와 강도의 과제라는 뜻이다.

이를테면 나라는 사람의 크기와 깊이는 6*10 cm짜리 밥그릇인데,

갑자기 가마솥에도 다 담기지 않을 폭우가 쏟아지는 거다.



시련의 시기에 사람은 역량을 키운다.

어려움을 실감하면서 문제점을 찾아내고 그에 맞는 대비를 하게 되는데.

이때 자신만 탓하여 비관하고 절망하는 것도 문제지만,

상황을 남 탓 또는 운명으로 돌리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무책임한 자세를 취하면 발전이 없다.

매사 방어만 하면서 점점 쪼그라든다.


평소 작은 그릇을 쓰는 사람에게 비상시를 대비해 가마솥 만한 능력을 예비하라 해도 실감 못하겠지.

그래도 준비성 있는 사람이라면 비상상황을 대비해 평소 용량보다는 큰,

최소한 국그릇만큼은 자신을 키워놓을 것이며.

여차하면 쓸 수 있는 냄비 하나는 가까이에 준비해 둘 것이다.

가마솥 대신 쓸 함지박이라도 사다 두겠고.



이번 카카오 사태로 우리는 문제점을 확인했다.

불시의 사태를 준비하는 일은 낭비도, 신경과민도 아니다.

역량을 키우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너무 안이했다.

예상하지 못한 사태, 라는 대표진의 무책임한 명에는 탄식이 나오더라.


실무진들,

정말 고생하십니다.

고맙습니다.

위에서 내린 잘못된 결정 때문에 실무진들이 그 결과를 몸으로 받아내는 셈이다.

엎드려 곤장 맞을 책임자는 따로 있는 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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