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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Nov 07. 2022

자기 계발서 유감

끄적끄적

제주도 한 달 살기 유행은 젊은 사람들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

은퇴한 노년층도 국내외 한 달 살기에 도전한다.

제주도 여행을 할 때마다 나이 든 부부가 작은 배낭을 메고 지도 앱을 보면서 길을 찾거나 버스 타는 광경을 여러 번 보았다.



아무리 국내라 해도 사회적인 위신과 체면이 덕지덕지  굳어버린 나이에,

버스를 타고 걸으며 낯선 곳에서 지내는 일이 쉽지는 않을 터.

그럼에도 겸허한 마음으로 서툴고 익숙하지 않은 도전행하는 그분들께 박수를 보낸다.

두 분은 평생 그렇게 오손도손 협력하면서 거친 세파를 건너왔겠지.


크지도 않고 대단하지도 않지만 일상 속에서 익숙하지 않아 잘 모르는 것,

낯선 것에 도전하고.

그래서 맞닥뜨리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누구에게나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나날의 작고 놀랍지 않은,

그러나 내게는 새롭고 서툰 것을 만나 마음속에서 일렁이는 작은 두려움의 파동을 애써 견디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그래서 얻은 하찮은 성공들로 우리는 자신에 대한 신뢰를 쌓는.

그렇게 자잘하게 얻고 모은 자신감이 더 큰 도전을 가능하게 해 주고.

그러면서 내면의 깊이를 더하고 자신을 믿는 마음이 단단하게 다져질 수 있겠지.



나는 자기 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다.

몇 권 읽다 만 게 다라서 모든 자기 계발서가 그렇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너무 거창하다.

마치 부흥회 하는 목사가 언성을 드높이며 곧 메시아가 내려와 당신을 천국의 반석 위에 앉히리라-고. 

사람들을 들뜨게 해 환각상태로 몰아가듯.

그래서 자아도취에 빠져 붕 뜬 사람들이 일시적으로 뭐라도 약속받은 듯 으스대는, 그런 효과랄까.


모두가 위인이 될 수도 없고,

될 필요도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금 내게 익숙한 안일함과 나태함에서 한 단계 벗어나는 것이고.

내가 조금 더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나 자신의 언행을 돌아보고 조금씩, 꾸준하게 고치고 바꿔나가는 실천이다.


일상을 살아가면서 사소하고 하찮은 작은 것에 도전하자.

귀찮음을 무릅쓰고 습관적인 거부감을 극복하면서.

최고를 지향할 수는 있으나,

최고만이 가치 있는 건 아니다.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나를 바라보며 어제의 나를 돌아보고, 내일의 나를 향해 한 걸음 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그렇게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가는 데까지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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