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이 필요 없는 백수면서,
반드시 해내야 할 별다른 과업도 없으면서.
일요일 밤이 되면 나도 울적해진다.
내일은 또 한 주의 시작.
시간은 너무나 빨리 지나가고
지난주에도 일지에 적을 만큼 특별한 일이 없었다.
그냥 먹고 자는데 나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고.
그렇게 하루, 한 주일, 한 달을 보냈다.
그 시간들이 이제 또 한 해를 채워가고 있다.
'다음 주에는 꼭 해야겠다', 싶은 일을 미리 생각은 하지만
막상 그때가 오면 머릿속은 말갛게 비어버려서는,
밖이 춥다고.
자고 깨는 시간이 엉망이라 상태가 몽롱하다고.
그냥 눌러앉았다.
이런.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이번 주에는 꼭!,
메모지에 끄적거린 몇 가지를 해내자.
내일은 벌떡 일어나서 추위를 뚫고 밖으로 나가야지.
추우면 어때!
일요일 밤마다 자책하면서 용기를 내어보지만...
아니다.
내일부터는 무조건이다.
씩씩하게 월, 화, 수, 목, 금요일을 불태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