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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끄적끄적

by 기차는 달려가고

'합스부르크 600년' 전시회에 다녀왔다.

특별 전시만이 아니라 상설전시관에도 관람자들이 북적거렸다.


예전에 빈에 갔을 때 박물관과 궁전들을 열심히 보고 다녔지만,

하도 뭐가 많으니 감각기관에 과부하가 걸려서 나중에는 건성으로 보고 다녔다.

그래서 이번에는 꼼꼼히 보려고 전시물에 관한 자료를 미리 살피고 예약시간에 맞춰서 박물관으로 갔다.



전시물은 적지 않았고 합스부르크 제국의 흐름을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나는 다음 두 가지가 인상적이었다.


1) 예술 작업을 후원하고 작품들을 수집하는 데에 황제가 직접 나선 경우도 있지만.

제위와 상관없는 왕의 적자들인 '대공'들이 예술, 문화의 후원자가 된 경우가 여럿 있었다.

괜히 황제가 되는 형을 시기하면서 자리를 노리느라 인생을 허비하지 않고,

문화, 예술을 후원하고 수집하는 편이 부와 지위를 갖춘 차남 이하 자식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니었을까?


2) 조선말 고종은 궁을 방문한 합스부르크 사절단 편에 위의 갑옷과 투구를 선물로 보냈다.

전시물 중에서 내 눈에는 독보적으로 아름답더라.

요란하지 않으나 화려하고 담대하면서 섬세했다.

실물이 만 배는 더 훌륭해요.

갑옷과 투구만 봐도 전시회에 간 보람 있어요.



상설전시관 중 '사유의 방'은 정말 좋다.

고요하면 더 좋은데 단체로 온 학생들이 우르르 들어와서 자리를 비켰다.

다음에는 문 열자마자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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