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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Dec 10. 2022

내가 하는 행동, 내가 보는 행동

끄적끄적

어제 종묘를 보고 나와 오랜만에 종로 거리를 걸었다.

거리에 사람들은 많은데 비어버린 건물들은 여전하더라.

대로 건물 1층에 김밥이나 떡볶이 가게가 들어 있어서 좀 놀랐다.

예전 같으면 단가가 높은 매장들만 들어올 자리였는데 말이다.



잠을 적게 잔 데다가 한참을 걸었기에 몹시 피곤해서 밥을 먹고 싶었다.

점심은 지났고 저녁이라기엔 이른, 애매한 시간이었지만.

브레이크 타임에 걸려서,

딱히 먹고 싶은 메뉴가 떠오르지 않아,

한참을 헤매다가 설렁탕 전문점에 들어갔다.

내가 들어갔을 때 작은 식당에는 두 분 남자 팀과 여러 명 남자 팀, 해서 두 테이블에 손님이 있었고.

내가 들어간 후에 곧 할머니 두 분 팀과 젊은 여성 두 분 팀이 들어왔다.


여자들 테이블은 술을 마시지 않아 식사를 하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 정도였는데.

남자 손님 테이블들에서는 반주하며 식사하는 중이었다.

내 앞에 앉은 두 남자 테이블에서는 한 분이 크지는 않으나 왕왕 울리는 음성으로,

앞에 앉은 분에게 전문적인 연구 내용을 열심히 설명하는 중이었고.

저쪽에 앉은 남자들 팀은 술이 머리끝까지 찬 나이 든 한 분이 쩌렁쩌렁 허세를 있는 대로 떠는 으로 보였다.

나머지는 서로 형님, 형님이요, 하면서 누가 질세라 장단 맞추는 중.

그도 모자라 전화까지 해서 다른 형님까지 찾아대고 난리였다.

그러니까 트럼펫이 빽빽, 드럼이 타타타 타타타, 하모니카들이 삐삐삐, 심벌즈가 우웅, 큰북이 둥둥~~~  

시끄럽고 거북스러운 불협화음으로 소란스러운 중.

그쯤에서 나는 식당을 나왔다.



혼자 다니면서 여럿이었을 때의 내 행동을 돌아보게 된다.

혼자일 때는 내 밖의 눈에 보이는 풍경을 바라보는데,

여럿이면 자기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느라 외부로는 시선도, 관심도 가지 않는다.

따라서 외부에서 보이는 자신들의 그릇된 행동도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니까 폐쇄적인 환경 속에서 자신들 내부의 이상한 문화에 젖은 사람들은,

자기들이 얼마나 기이하고 남들에게 폐를 끼치는지 돌아보지 않는다.

조직폭력배들이 그럴 것이고.

검찰이 그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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