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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Dec 13. 2022

덤 또는 할인의 유혹

끄적끄적

20년쯤 전후한 시기에 백화점마다 사은품 행사가 상당히 많았다.

구매액 얼마 단위로 사은품의 급이 달라지는  미끼에 홀려서,

물건들을 잔뜩 손에 쥐고도 더 살 거 없나 하면서 백화점을 뺑뺑 돌고는 했었다.

그러고는 배가 고파져 식당가로 올라가곤 했.


그렇게 기를 쓰고 받아냈사은품들은 온데간데없고,

돈은 영원히 사라져 버렸다.

또르르,

후회의 눙물 한 줄기 떨어뜨리며 이 글을 씁니다.



지금은 사은품쯤이야 거뜬히 물리치지만

여전히 쿠폰과 할인의 능력은 대단하다.

쿠폰이 도착하면 뭘 사는 게 남는 기분이라,

쫄쫄쫄~~~ 매장으로 달려가고.

또는 사이트에 접속해서 구매욕을 불태운다.

장을 보다가도 할인한다는 빨간 표시 가격표가 눈에 띄면 냉큼 손부터 내밀지.

그렇게 수십 년,

나의 쇼핑 생활은 덤과 할인과 사은품과의 줄다리기였으니.


식료품은 항상 사는, 필수 품목이다.

어머니 살아계실 때는 대부분 생협에서 구입했다.

제품 관리에 별 문제가 없고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집으로 배송이 오니,

외출이 어려운 내게 유용했었다.

혼자 살게 되면서는 운동 삼아 걷기 위해 일부러 여러 곳을 다니면서 장을 본다.

생협, 마트, 재래시장, 온라인 쇼핑이나 전문점, 생산자 직거래 -

각각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어서 품목마다 다른 데서 물건을 산다.



구매한 총액에서 일정 비율 또는 액수를 할인해주는 쿠폰은 적극 활용하는 편이다.

소용없는 물건으로 액수를 맞추는 게 아니라 어차피 살 물건이라면 얼마라도 깎아주니 고맙지.


유통기한이 비교적 긴 생필품의 경우,

세일할 때 미리 사둔다.

묶음으로 팔아 내게 양이 많은 건 주변과 나눈다.


식료품은,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거나 일부 결함이 있을 때 주로 가격 할인을 하더라.

저녁에 마트 가면 빨간 스티커 붙인 상품들이 있는데,

상하지 않은, 내가 금방 먹어치울 수 있는 적은 용량이라면 기쁘게 산다.

고기 종류, 해산물 종류가 그렇다.

푸른 잎채소나 버섯, 과일, 고구마 같은 채소류는 상태를 잘 봐야 한다.

상해서 버리는 게 많을 수도 있고,

며칠 묵은 거라 맛이 없을 수도 있다.

때로는 적당히 잘 익어서 더 맛있는, 행운이 얻어걸리기도 한다.


상품 여러 개를 한꺼번에 묶거나 대용량 제품을 싸게 파는 경우는 혼자 사는 내게 맞지 않는다.

가끔 나눌 사람이 있다면 구입하지만 번거로운 일이다.

미련은 두지 않기로.


알뜰 상품 또는 못난이 과일이라 해서 당도가 좀 떨어지거나 흠이 있을 때, 저렴하게 판매한다.

나는 혼자 먹는 사과는 거의 알뜰 상품을 이용한다.

단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샐러드에는 새콤한 과일이 더 어울리므로.

가격이 저렴하고 당도가 낮은 알뜰 사과는 오히려 반갑다.



누가 나에게 이유 없이 선물을 덥석 안겨주는 일은 없다.

필요한 제품만,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가격을 지불하기- 이것이 내 쇼핑의 원칙이다.

그래도 싸다면 솔깃하고.

더 준다면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하나 더 덤까 준다면 마음이 휘청거리지.


물건은 많다.

파는 편이 바쁘지 사는 사람은 급할 게 없다.

그러니 할인, 사은품에 쉽게 흔들리지 말고 물건과 가격을 꼼꼼히 살피자.


중요한 건,

할인과 사은품과 쿠폰에 휘둘리지 않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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