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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Dec 26. 2022

손쉽게 차려먹은 아침밥, 4편, 수프와 호밀빵

아침을 맞이하는 의례

종일 집에 있는 날은 점심을 늦게 먹게 된다.

아침식사를 느릿느릿 푸짐하게 먹은 데다 소모된 열량이 적으니 오후 늦어야 밥 생각이 나거든.

그러니 저녁은 가볍게 먹는다.


반면 외출하는 날은 저녁밥을 많이 먹게 된다.

외출하느라 점심이 부실할 수도 있고

나갔다 오면 힘들어서 저녁을 잔뜩 먹어버리니.

잘 때까지 속이 부대끼고

아침이 되어도 배고프지 않다.



외출도 하지 않았는데 저녁을 잔뜩 먹는 날도 있다.

아니, 이건 뭐람.

속이 부대낀다고 오만 인상 다 쓰면서 말이지.

오늘이 그렇게 저녁을 잔뜩 먹고 잔 다음 날 아침이라,

배고프지는 않으나 뭐라도 먹어야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이니...

가볍게 가자.


레트로트 크림수프를 꺼내어 

내용물을 그릇에 덜어 전자레인지로.

호밀빵은 한 귀퉁이 뜯어 미니오븐에 따뜻하게 구워 

도톰한 버터 조각을 얹는다.


홀짝홀짝 수프 한 숟가락,

빵 한 입 오물오물.


며칠 전 갓 내린 커피가 맛있어서 한 잔 더 내려 마시고는 문제가 생겨,

당분간 커피는 안 마시기로.

대신 따끈하게 메밀차를 마시고.


그릇 씻고 좀 쉬다가

사과, 귤, 단감 몇 조각씩 덜어 플레인 요구르트를 잔뜩 얹고. 

할랑할랑 숟가락으로 떠먹는다.

마지막으로 아몬드 몇 알 오도독 잡수시고요.



음.

점심은 뭘 먹을까, 생각했다.

아침을 가볍게 먹은 날은 점심시간이 빨라지고 식사량도 늘어난다.


아,

종일 먹는 생각.

나도 이제는 위장을 뛰어넘싶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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