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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없는 월요일, 3편, 무밥, 조기구이

음식에 관한 단상들

by 기차는 달려가고

밤늦게 케이크를 먹고 잔 때문인지 탈이 나서 밤새 고생스러웠다.

이 약해빠진 위장 시스템이라니.



그래서 아침은 누룽지죽으로 간다.

가볍고 바삭한 누룽지에 펄펄 끓는 물을 부어서

불에 올려 푹 끓이고.

그 사이에 명란젓과

기름, 양념 없이 달군 팬에 살짝 볶은 멸치를 조금 꺼낸다.

푹 퍼진 누룽지도 괜찮았지만,

한 술 한 술 떠먹은 구수한 숭늉이 좋았다.

누룽지 끓일 때는 물을 많이 많이 부어서 푹 끓여도 맛있고.

오돌한 식감이 좋으면 끓는 물을 적게 붓고 살짝 끓인다.


점심은 무말랭이를 얹어 밥을 했다.

그동안 버섯밥을 자주 해 먹으면서 속이 많이 편해졌거든.

무가 소화가 잘 되는 식품이니 무를 넣어 밥을 해도 괜찮겠다, 싶더라.

사놓고 먹지 않았던 무말랭이를 불려서 버섯과 섞어서 밥을 해보니 쫄깃한 식감도 좋고 속도 편했다.

그래서 고기 없는 월요일 점심은 무말랭이와 버섯 약간을 얹은 밥에다가.


원래는 조기를 소금물에 맑게 지져야지, 생각했었는데.

이것저것 하느라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채소 썰기가 귀찮아져서.

그냥 구웠다.

그래서 하얀 무말랭이밥에 간장과 참기름 등등이 들어간 양념장을 조금 섞어서.

촉촉한 조기구이에,

백김치 해서 맛있게 먹었답니다.


저녁은 다시 누룽지에 명란젓, 남은 조기구이와 백김치 조금.

매끼마다 매실청, 과일과 양배추 채를 번갈아 곁들였고요.



* 월요일의 그린라이프


우리가 재활용될 것이라 생각해서 분리배출 하는 많은 쓰레기들 중 상당수가 사실은 재활용이 안 된다고 한다.

종이컵, 종이 포장재 컵라면이나

칫솔, 즉석밥 용기 같은 플라스틱 제품들.

관청에서는 분리수거하라 하고.

재활용 현장에서는 다시 버려지는 현실이란다.

이 불합리라니.

플라스틱 제품에 복잡하게 영어로 표기하지 말고

단순하게 재활용 여부만 표시하면 좋겠다.


단, 생수 병은 열심히 분리수거하자.

재활용 률이 최고란다.


무엇보다 제품 출시할 때 재활용이 안 되는 용기는 되도록 생산 단계에서 걸러야 한다.

(울부짖음)


소비자 입장에서는 버리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쓰고.

가급적 사지 않도록 고민해야겠지.

인간이 초래한 쓰레기의 현실이 너무나 위급하기에 모두 협조하지 않을 수 없다.

옛날 생활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마구 방임된 시장 경쟁으로 다 함께 망하기 전에

생산- 소비-쓰레기-재난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아야 합니다...



정확한 수치는 잊었는데 생산된 식품 종류는 사람이나 동물이 먹기보다 버려지는 게 훨씬 많대요.

상품성에 따라 논, 밭에서 1차로 버려지고.

이동, 유통 과정에서 또 버려지고.

각 가정과 식당에서 조리되거나 조리되기 전에 엄청나게 버려지고.

최종적으로 입에 들어가는 물량은 반에 반이나 될까.


비싸서 고민.

또 지구 한편에서는 못 먹어서 아우성인데 버려지는 식품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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