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여행, 7- Old and Poor의 여행

끄적끄적

by 기차는 달려가고

젊을 적에 주유천하를 꿈꿨더라도 생계 문제로 우왕좌왕하다 보면 어느새 힘 빠진 노인이 된다.

노인이라고 휴식과 평온이 절로 주어지지는 않는다.


평생 그렇게 고생했는데

Young and Poor에서 고스란히 Old and Poor로 넘어온 거네!



많은 내 또래가 그렇게 은퇴자가 되었다.

대부분의 은퇴자들은 절대 재산가가 아니다.

딴에는 애써 노후 대책을 마련했다 하더라도 더 이상 근로소득 없이,

약간의 연금과 갖고 있는 돈만으로는 앞날이 불안하다.

여전히 먹고 살 근심 걱정에 짓눌려 세상을 원망하고 누군가를 탓하며 세월을 보내지.


길을 떠나자.

먹고사느라 비뚤어지거나 뻣뻣하게 굳어버린 자신의 해방을 위하여!

마음의 진정한 자유를 찾아!

가진 건 없더라도 의욕이 있으면 된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인생의 숱한 고비를 넘어오고 견뎌온 백전노장의 경륜을 확인하기에 적절한 기회이다.


대접받겠다는 억지,

뭐든 돈으로 해결하겠다는 속물근성을 버리고,

겸허하게 세상을 구경하겠다는 순수한 의욕이라면 적은 비용으로 여행을 다닐 수 있다.

물가가 정말 많이 올라서 경비 문제를 도외시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형편에 맞게 일정과 장소와 숙소를 선택하면 된다.

정 궁핍하다면 동, 서, 남, 북 방향을 골라서 도시락 갖고 걸어서 갈 수 있는 데까지 갔다가,

저녁에 버스나 전철 타고 집에 돌아오는 여행도 있다.

방법이야 찾으면 된다.



많은 노인들 가슴에 꽉 차 있는 울분의 깊이와 분량은 두려울 정도이고.

그런 비틀린 마음은 적대감을 부추기는 유튜브로 유입된다.

아니면 비슷한 성향끼리 모여 엉뚱한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내거나,

종교의 탈을 쓴 범죄 행각에 먹이가 되거나.


미움은 풀어내고 평화와 아름다움으로 마음을 채울 수 있도록,

아직 걸어 다닐 수 있는 건강이 있을 때,

혼자 아니면 부부나 친구끼리 돌아다닙시다.

단체가 되면 방자해진다.

한, 둘이 좋다.

조용조용, 사뿐사뿐.


곧 만물이 피어나는 봄입니다.

아름다운 계절을 흠뻑 누려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남쪽 여행, 6- 범어사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