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여행, 12- 순천과 부산 대중교통

마음에 남은 풍경들

by 기차는 달려가고

순천의 대중교통은 버스이고,

사람들이 많이 살거나 인구 이동이 많은 곳을 제외하고는 버스 운행 간격이 매우 길다.

순천이 내일로의 성지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래서 젊은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고.

내일로 패스를 이용해 순천에 도착한 젊은이들은 버스를 기다려 관광지들을 방문한다.

그런 곳도 대체로 하루에 4회에서 8회 정도만 버스가 운행하니.

하루에 한두 곳 정도 다닐 수 있으려나.


대신 버스 안내는 잘 되어 있다.

큰 버스 정류장에는 오고 있는 버스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

몇 분 뒤에 도착하는지가 전광판에 표시되고.

운행 노선이 비교적 상세하게 표기된 노선도가 붙어 있으며

휴대폰 충전기가 설치되어 있고 벤치는 따뜻하다.

버스 요금은 비싸다.

내가 다녀보니 전남 지역 버스요금이 비싸더라.

이용자는 적은데 운행 노선은 길고,

더해서 지자체의 보조금도 충분하지 않으니 이용요금이 올라가겠지.



부산은 대도시인만큼 버스, 지하철, 지상철이 바쁘게 다닌다.

하지만 외부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였다.

우선 승객들이 많고,

길은 가끔 뚫리며 대체로 막혀 있다.

버스 운행 노선 표시가 매우 대략적이어서 이쪽이냐 저쪽이냐 하는 방향 정도 짐작할 수준이다.

또 버스가 오는지, 언제 오는지도 깜깜하다.

(아, 이용객이 많은 버스정류장에는 전광판에 운행 정보가 나온다.

그럼에도 순천보다는 친절하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

지하철은 노선이 구부러지니 갈 길이 길고도 길다.

단지 지형 문제 때문일까?


장점으로는 관광지에 그림으로 그린 지도가 있다.

부산 전체와 현재 지역을 보여주는 두 개의 예쁜 지도가 나란히 있는 곳도 있다.

지도 덕후인 내게 아주 반가운 점.

지도 보면서 갈 길을 찾을 때 도보여행자는 기쁘다.

여행자들이 찾는 곳곳에 예쁘고 직관적인 지도를 설치하는 일은 서울에서도 고려하면 좋겠다.

교통 요금은 서울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됨.



어딜 가나 장단점이 있는데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는 대중교통으로 여행을 다닐 만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이방인으로서 우리는 창밖으로 스쳐가는 그곳 풍경을 멍하니 바라볼 수 있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분들과 마주칠 수 있으며.

그래서 그곳에서의 삶을 이해할 작은 단서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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