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쉽게 차려먹은 아침밥, 36편, 카레라이스
음식에 관한 단상들
미역국이나 카레를 끓이면 최소 분량이 있으니 여러 번 먹을 양이 된다.
곁들이는 반찬이 바뀌니 몇 번 연거푸 먹는다고 질리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끔 만들어야 반가우므로 오랜만에 카레를 끓였다.
어제 카레를 막 끓여서는 배추김치, 애호박 전이랑 해서 먹었는데.
새벽에 잠이 깬 나는 더 자는 걸 포기하고는,
밥이나 먹자, 고 벌떡 일어났다.
냉장고를 열어 카레와 찬밥,
적양배추와 토마토를 꺼내서.
웍에 찬밥을 넣고 카레를 넉넉히 덜어 불을 켜고,
적양배추는 채를 치고,
대저토마토는 썰어놓는다.
카레도 우리나라 된장만큼이나 다양한 식재료와 어울리는 좋은 양념이다.
인도나 네팔 쪽 지역에서는 매일, 매끼를 엇비슷한 카레와 함께 하던데,
그리도 많은 사람들이 평생을 싫증 내지 않고 먹는 걸 보면 대단하다.
우리 집에서도 예전에는 카레 끓일 때,
감자, 당근, 양파, 소고기, 브로콜리, 사과, 완두콩 같은 여러 가지 재료들을 넣었는데.
몇 년 전부터 나는 오직 소고기와 양파로만 카레를 끓이고 있다.
양파는 채를 쳐서 한참 볶다가 소고기를 넣어 함께 더 볶는다.
고기가 거의 익으면 끓는 물을 붓고 고형 카레를 넣어 저으면서 더 끓인다.
여기에 씨를 뺀 매운 고추를 잘게 다져 넣으면 맛이 깔끔해진다.
웍에 넣은 밥과 카레가 따뜻해질 때쯤 쉐킷쉐킷, 밥이랑 카레를 잘 섞어주고요.
따끈해지면 불을 끄고 넓적한 그릇에 카레라이스를 담아줍니다.
적양배추 채와 토마토에는 올리브유로 만든 드레싱을 찔끔 뿌리고 대략 섞어서.
따뜻한 카레라이스 한 숟가락,
시원한 양배추 채 한 젓가락에 토마토 한쪽.
먹다 보니 어느새 그릇이 싹, 싹 비어버리네요.
따끈하게 매실청 한 잔 타먹고요.
설거지하고 앉아서 유튜브 보며 초콜릿 한쪽, 한쪽 뜯어먹다 보니 거의 반을 먹어가기에.
화들짝 놀라서 남은 초콜릿은 꽁꽁 묶어 냉장고에 던져놓았네요.
와, 일요일이닷!
뭘 하면 좋을까.
매일이 일요일인 백수라지만.
뭘 하면 일요일다울지 궁리 좀 해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