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움, 곁에 있어주는 따뜻함

마음이 지나간 자리 8화

by 전태영

여덟 번째 감정, 정겨움

서로 따뜻하게 대하는 것이 가장 큰 기적이다. - 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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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맑고 깊은 푸른빛 위로 햇살이 부드럽게 번지고, 지붕 위에 까치 한 쌍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말 한마디 없이 같은 곳을 바라보는 그 모습이 참 평화로워 보였다. 바람에 깃털이 살짝 흔들릴 뿐, 까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함께 있었다.


문득 궁금해졌다. 저 둘은 무슨 사이일까? 오랜 친구일까, 아니면 가족일까? 어쩌면 긴 비행 끝에 잠시 쉬어가는 길일지도 모른다.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잠시 머물러가는 그 시간 속에서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

‘오늘은 어디까지 날아갈까?’

‘이만큼 함께 왔으니 잠시 쉬어가자.’

그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만히 바라보다가 문득 알 것 같았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세상은 늘 더 멀리, 더 높이 날아오르라 재촉하지만 가끔은 그 자리에 머무는 일이 더 따뜻하다는 걸 까치 한 쌍이 내게 가르쳐주었다.


비상(飛上)은 찬란하지만, 머무름에는 고요한 온기가 있다.


누군가와 함께 머무는 순간, 마음이 쉬어간다. 창문 너머로 스며드는 가을 햇살처럼, 그 온기가 조용히 나를 감싼다. 오늘 아침, 까치 한 쌍이 내게 속삭였다.


“머무름도, 비상만큼이나 정겹다.”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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