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움, 마음을 살리는 한 그릇의 온기

마음이 지나간 자리 7화

by 전태영

일곱 번째 감정, 고마움

감사는 마음이 기억하는 따뜻함이다 — 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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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세상이 멈춘 듯했던 그 봄. 보이지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상을 뒤흔들던 시절, 나는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 격리실에 들어가야 했다. 창문 너머로 스치는 바람조차 낯설게 느껴지던 시간이었다. 몸은 무겁고 마음은 불안했다. 밥맛이 사라진 식판 위로 시간만 느리게 흘러갔다. 하루, 이틀. 적응이라 부르기엔 낯설고, 견딘다 하기엔 지쳐 있었다.


이틀이 지난 그 날, 아내도 확진되어 같은 격리실로 들어왔다. 서로의 눈빛 속에서 두려움과 위로가 교차했다. 그즈음, 천사 같은 한 사람이 찾아왔다. 이웃이자 가족 같은 형수님이었다. 그 분은 손수 지은 영양밥과 정갈한 반찬, 바나나와 과자 같은 작은 간식들을 정성스레 꾸려 병원 1층 안내실에 맡겨두고 가셨다.

병원에서 나온 도시락 대신, 형수님이 싸주신 밥을 한 숟가락 떠 넣는 순간, 그 따뜻한 온기가 가슴 깊이 스며들었다. 밥 한 그릇 속에는 형수님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그 마음은 말보다 깊고, 어떤 약보다 따뜻했다. 그날의 반찬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었다. 지쳐가던 우리에게 건네진 ‘삶의 위로’였고, 세상과 다시 이어주는 ‘손길’이었다. 병원에 머무는 동안 형수님은 세 번이나 음식을 챙겨주셨다. 그때마다 우리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눈물 섞인 밥 한 그릇을 먹으며, 사람의 마음이란 얼마나 따뜻한 것인가를 새삼 느꼈다. 이제 그 시절은 기억의 뒤안길로 멀어졌지만, 그때의 영양밥 향기만은 여전히 내 마음 한켠에 남아 있다.


형수님, 정말 감사합니다.

당신의 정성과 사랑이 우리를 다시 세상으로 이끌었습니다.

그 고마움이,

지금도 내 마음 속에서 따뜻한 빛으로 남아 있습니다.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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