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너머, 행복이 있었습니다

하루치의 따뜻함 12

by 전태영
<하루치의 따뜻함, 열 두 번째 이야기로 이어갑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남의 삶과 자신을 저울질하며 살아갑니다. 때로는 그 비교가 나를 성장으로 이끌지만, 때로는 불필요한 무게가 되어 마음을 짓누르기도 합니다. 오늘은 그 ‘비교’라는 단어가 내 삶에 남긴 흔적을 조용히 꺼내어 보려 합니다. 잠시 머물고 싶은 날, 이 글이 당신의 마음에도 작은 쉼이 되기를 바랍니다.

햇살이 잔잔히 들어오는 오후, 오늘따라 문득 내 마음을 스치는 두 글자,


비교


바로 이 두 글자가 내 마음을 흔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색깔로 살아가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남의 삶과 자신을 저울질한다. 가진 것이 적어도, 체격이 크지 않아도, 직업이 특별하지 않아도 언제나 환한 미소를 잃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보는 순간 내 마음은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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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일마다 약 300여 명의 성도들과 함께 예배를 드린다. 늘 오른쪽 뒤편에 앉아, 앞줄 사람들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서로 다른 나이, 직업, 형편, 용모가 한눈에 들어오고,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어김없이 비교의 눈길이 내 마음에 스며든다. 그중 한 분은 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몸이 불편하여 늘 전동차를 타고 다니지만, 언제나 환한 웃음을 잃지 않는 분이다. 그 미소는 마치 그분의 또 다른 이름처럼 자연스럽다. 분명 어려움이 있을 텐데, 어떻게 저렇게 밝게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가끔 아내와 함께 아울렛에 간다. 아내는 그저 쇼핑만 해도 행복하다고 말한다. 여러 가게를 들러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한다. 한번은 명품 매장에 들러보려 했지만, 줄이 길어 들어가지도 못했다. 그곳에는 화려한 주얼리와 가방이 가득했고, 아내는 웃으며 말했다.
“그냥 둘러본 것만으로도 좋아요.”
나는 그 순간 마음 한켠이 무거웠다. 살아오면서 아내에게 제대로 된 옷 한 벌 사주지 못한 기억이 스쳤기 때문이다. 돈 많은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마음껏 사겠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어쩌면 비교는 아내의 마음보다 내 마음이 먼저 하고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돌아보면, 나 역시 비교 속에서 흔들린 날들이 있었다. 교육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늘 여러 사람의 시선과 평가 속에서 살았다. 큰 직책을 맡고 있다는 자부심도 있었지만, 다른 지역 교육장들과의 성과를 견주며 스스로를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시절엔 그 나름의 보람이 있었고, 나름의 행복이 있었다.

이제는 한 학교의 교사로 돌아와 조용히 아이들과 함께한다. 교육장 시절과 비교하면 외롭고 작은 자리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과 마주 앉아 웃고, 동료 교사들과 나누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또 다른 행복을 느낀다. ‘그때의 행복’과 ‘지금의 행복’은 서로 다르지만, 둘 다 분명 내 삶을 빛나게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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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위에는 나보다 더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훨씬 좋은 조건 속에 사는 사람도 있다. 그들을 바라보며 나는 또다시 비교의 함정 속으로 빠져든다. 그러다 깨닫는다. 비교하는 순간, 나는 작아지고 삶은 무겁고 피곤해진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교 속에서 자신을 높이기보다, 오히려 자격지심에 휘둘리며 스스로를 깎아내린다. 비교라는 말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첫째, 비교가 성찰로 이어질 때 우리는 그 속에서 나만의 빛을 발견할 수 있다.
“나는 저 사람처럼 잘하지는 못하지만, 나에게만 있는 특별함이 있구나.”
이런 비교는 스스로의 장점을 깨닫게 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작은 디딤돌이 된다.


둘째, 비교가 위계와 평가로 흐를 때 그것은 우리를 옭아매는 불편한 얼굴로 나타난다.
“넌 왜 누구만큼 못하니?”
“왜 누구 집 아이처럼 잘하지 못하니?”
어릴 적 이런 말 속에서 자란 기억은 성인이 된 지금도 다르지 않다. 친구의 SNS에 올라온 반짝이는 여행 사진, 동료의 눈부신 성과, 가족과 지인의 작은 성취까지… 그 순간 내 마음은 초라해지고, 불안과 초조가 스며든다. 현대 사회는 쉼 없이 속삭인다.

“이렇게 살아야 해.”
“이 정도는 돼야 해.”
그 목소리는 외면보다 내면을 흔들며, 남의 성공이 내 삶의 바람을 어지럽힌다. 그리고 비교라는 돌덩이는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여, 우리를 무겁게 짓누른다. 그러나 최근의 흐름은 다르다. 사람들은 점점 더 '나 자신 중심의 삶’을 중요하게 여긴다. 조직이나 남의 기준보다, 나의 가치와 행복을 먼저 생각한다. 작은 순간의 평온과 감사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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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비교의 잣대가 아니라 그 순간마다 다른 빛깔의 행복이다.


사람마다 걸어가는 길과 색깔이 다르다. 남과 비교하는 순간 삶의 빛깔은 흐려지지만, 나만의 자리에서 나답게 설 때 삶은 선명해진다. 비교 대신 감사로, 열등감 대신 미소로 하루를 채우는 것이 진짜 기쁨의 삶이다.


비교의 그림자를 걷어낸 삶!

그것이 바로 진정한 나를 찾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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