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와 스트레스는 현대인의 적이다. 피로와 스트레스를 얼마나 잘 해소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의 질과 건강 상태가 달라진다. 이런 피로를 해결하기 위해 시중에는 다양한 형태의 자양강장제, 피로회복제가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 제품들로 정말 피로가 회복될까? 자양강장제에 대해 알아보자.
자양강장제의 원래 이름은 자양강장변질제다. 영양분을 더해(자양) 스태미나를 보충하고(강장) 독소를 해독한다(변질)는 의미다. 이름만 들으면 엄청 대단한 약처럼 느껴진다. 이름이야 어쨌든 사람들이 자양강장제를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피로가 회복되고 활력이 솟아나는 것이다. 뭐 남자의 경우 정력이 좋아지는 걸 기대할 수도 있고...
그렇다면 자양강장제엔 뭐가 들었길래 이렇게 거창한 이름이 붙었을까?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자양강장제엔 무수카페인과 니코틴산아마이드가 들어있다. 제품에 따라 다른 성분을 추가하긴 하지만 핵심은 이 두 성분이다. 이름이 복잡해서 어려워 보이겠지만 알고 보면 별거 없다.
1. 니코틴산아마이드
이름을 보자마자 당신의 머릿속에 떠올랐을지도 모르겠지만, 니코틴산아마이드는 니코틴이 아니다. 전혀 다른 물질이다. 니코틴이 담배에 있는 유해 물질이라면 니코틴산아마이드는 비타민B의 일종으로 인체에 무해하다. 정확히는 비타민B3인데, 비타민 좀 아는 사람은 '어? 비타민B3는 나이아신인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맞다. 비타민B3는 나이아신과 나이아신아마이드, 두 가지 형태로 존재한다. 그리고 나이아신은 니코틴산과 니코틴산아마이드 두 가지를 포괄하여 부르는 명칭이다. 그러니까 니코틴산아마이드는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그냥 비타민B다.
2. 무수카페인
자양강장제나 비타민 음료, 여러 피로회복약 등을 보면 무수카페인 또는 카페인무수물이라고 표기된 성분이 있다. 카페인이면 카페인이지 무수카페인은 뭐냐 싶겠지만 이것도 별로 어렵지 않다. 무수라는 건 수분을 제거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무수카페인은 일반 카페인에서 수분을 제거한 카페인이다. 당연히 같은 질량만큼 제품에 넣으면 일반 카페인에 비해 훨씬 고농도로 넣을 수 있다. 흡수도 조금 더 빠른 편이고 효과도 3~5배 정도 높다고 하는데 이는 명확히 증명되지 않았다. 어쨌든 그냥 카페인을 넣는 것보다 용량을 많이 넣을 수 있어서 자양강장제, 피로회복제 등에 많이 넣는 성분이다.
우리가 궁금한 건 이거다. 자양강장제가 정말 효과가 있을까? 가장 익숙한 자양강장제인 박카스D를 보자. 박카스D의 성분은 아래와 같다.
타우린 2,000mg / 이노시톨 50mg / 니코틴산아마이드 20mg / 질산치아민 5mg / 인산리보플라빈나트륨 5mg / 염산피리독신 5mg / 무수카페인 30mg / 안식향산나트륨 60mg
너무 깊게 들어가면 복잡하니 간단하게 따져보자. 일단 뭔가 어려워 보이는 성분들이 이것저것 있다. 겁먹지 말자. 알고 보면 다 아는 것들이다. 위의 성분을 조금 쉽게 바꾸면 이렇다.
타우린 / 이노시톨 / 비타민B3(니코틴산아마이드) / 비타민B1(질산치아민) / 비타민B2(인산리보플라빈나트륨) / 비타민B6(염산피리독신) / 카페인(무수카페인) / 식품첨가물(안식향산나트륨)
이렇게 하면 마음이 좀 편안해진다. 딱 보니 타우린, 이노시톨 빼면 비타민B 복합체와 카페인이다. 결국 자양강장제라는 것들은 타우린과 카페인이 들어간 비타민B 음료라고 정리할 수 있다. 박카스D가 박카스F와 다른 점은 타우린이 2,000mg 들어있다는 점인데, 박카스F에는 1,000mg의 타우린이 함유되어 있다. 타우린은 뭐 하는 물질이냐. 궁금한 사람들은 아래 글을 참고하자.
이렇게 따져보니 자양강장제는 원래의 뜻처럼 영양을 보충해서 원기를 회복하고 해독작용을 하는 게 아닌 그냥 카페인에 비타민 좀 섞은 음료라는 걸 알 수 있다. 영양을 보충하고 싶다면 종합비타민을 먹는 게 이득이고 원기를 회복하려면 잘 먹고 푹 쉬는 게 정답이다. 따라서 자양강장제, 피로회복제라는 건 그냥 고농도 카페인의 힘을 빌려 일시적으로 정신을 차리게 하는 것 이상의 효과는 없다고 봐야 한다.
몇 번이야 상관없지만 자양강장제로 인한 각성이 반복되면 결국 카페인 중독에 빠진다. 커피보다 훨씬 고농도의 카페인이 단시간에 몸에 흡수되므로 몸에 무리가 가기도 쉽다. 경험해봐서 알겠지만 카페인은 피로를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체력을 당겨쓰는 느낌이 강하므로 피곤하다면 자양강장제를 먹을 것이 아니라 10~20분이라도 수면을 취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