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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이제야 들리는 몸의 소리

08. 50이라는 나이!

by FA작가

논어의 <위정 편> 에는 쉰의 나이를 지천명(知天命)이라고 한다. 여기서 지천명은 말 그대로 천명을 안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나는 쉰이라는 나이에 환상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가끔 쉰이 된 나를 상상하곤 하였다. 그 나이가 되면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있겠지..

아들을 학교에 보내고 작업실로 향해 열정을 쏟아 작품활동을 하는 나의 모습!!! 생각만 해도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는 것 같았다.

내 생각에는 쉰이라는 나이는

아마도 내 몸과 주변이 모두 안정되어 근심이 없는 나이일 것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현실은

만성 통증이 찾아오기 전단계라는 것이다..

몸을 심하게 쓴 것 같지 않는데 말이다.

아직도 어깨를 돌릴 때마다 소리 나는 것이 줄어들지 않아 거울을 보며 나를 살펴보았다. 그런데 한쪽 어깨도 내려가고 양쪽에 팔 근육도 다르게 잡히는 것이 느껴졌다

어.. 마... 나

팔이 빠진 것도 아닌데.. 뭐지?

병원에서 초음파진료를 하면서 나의 어깨 근육을 살펴보았다.

“여기 보이시죠 이게 뼈고 그 위에 힘줄과 근육이 지나가는데 너무 가까이 붙어있네요”

정형외과 의사는 흰색과 검은색을 가리 끼며 말을 이어갔다

“여기는 염증이 생겨서 이렇게 보이는 거예요”

“한쪽으로 어깨가 내려가고 한 달 정도 아픈 거 같아서 염증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 염증은 세 달 이상된 오래된 염증입니다”

“네?? 은근히 아파서 잘 몰랐네요”

“어깨와 팔을 많이 사용해서 그래요!! 어머니의 훈장 같은 거죠!”

약물치료와 약처방을 받고 집으로 돌아와 다시 어깨를 살펴보았다.

‘나의 훈장’

자세히 살펴보니 우량아 같았던 아들을 오른손으로 번쩍 안고 다니던 그때의 추억이 떠올랐다.. 그때부터 어깨가 무너지기 시작했던 걸까???

그땐 아픈지도 모른 체 매일매일 안고 다니는 것이 좋았었는데...

다시 보니 행복하게 고생했던 나의 아픈 어깨가 고맙게 느껴지고 더 이상 문젯거리로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이쁜이 잘 버텨줘서 고마요”

“이제 내가 균형을 맞춰서 덜 힘들게 해 줄게!”

늘어졌던 몸을 다시 세우고 50대 50 중앙에 맞춰 세웠다.


50은 아마도 중심을 잡아야 하는 나이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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