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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이제야 들리는 몸의 소리

29. 노안에서 마음의 눈으로

by FA작가

얼마 전에 눈이 침침해서 앞이 더 보이지 않는 꿈에서 깨어난 적이 있다.

얼마나 당황스러웠던지...

눈을 떴을 때 주변의 사물이 또렷이 보이는 순간

마음에서 고마움과 불안한 생각이 교차했다.

‘감사합니다. 노안이라도 앞이 잘 보여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진짠 눈이 보이지 않으면 어쩌지?'


내 몸의 여러 변화 중 가장 먼저 체감한 것은 바로 눈의 변화였다.

처음엔 밤길 운전이 어렵다가 점점점...

휴대폰 화면의 글자가 흐릿하게 보이게 되었다. 자연스레 팔을 길게 뻗어 글자를 읽으려는 나 자신을 발견한 순간~'진짜 노안이 시작되었구나'라고 생각했다.


노안은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라고 한다. 눈 안에 있는 수정체가 점점 탄력을 잃고, 먼 곳과 가까운 곳을 자유롭게 전환하여 초점 맞추기가 어려워지는 상태.

그 결과 가까운 물체가 흐리게 보이고, 책이나 스마트폰 같은 일상적인 활동에서 불편을 겪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저 불편함 정도로 여겼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노안은 단순히 시력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과도 직결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나의 눈은 생각보다 빨리 책과 멀어지게 만들었고...

오타 메시지로 상대방에게 뜻이 완전히 바뀌게 전달하기도 하였다.

"아이고~~"

시간이 흘러 새로운 버릇도 만들어주었는데 그것은 마치 첫 글자만 듣고 단어 맞히는 게임 같았다.

뉴스 기사를 다 읽기도 전에 단어의 첫음절을 보고 대충 해석해서 나머지 기사는 읽지 않게 되는 것!

참으로 황당하지만

글이 잘 보이지 않으니 그동안 차곡차곡 쌓여왔던 나의 데이터중에 카테고리 가장 빠른 것으로 해석했던 것 같다.

혹시 눈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지 안과에서 여러 검사를 해봤지만 다행히 백내장이나 황반변성증상은 없다고 하였다.

그래서 눈에 좋은 운동을 찾아보았다.

그중에 과학적으로 입증된 운동이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일본의 안과의사(히라마쓰 루이)가 만든 ‘가보르아이’라는 그림인데 실제 그림을 보면 예전 매직아이카드나 시력검사 때의 그림을 떠오르게 한다.

흐릿한 그림을 선명하게 보기 위해 뇌의 시각 처리 기능이 움직이게 되고 반복으로 향상되면서 시력이 좋아진다고 하니 생각날 때 눈을 좌우로 움직이는 동작과 함께 틈틈이 해보기로 했다.

문득,

50에 맞이하는 노안은 단순한 시력의 저하가 아니라, 인생의 또 다른 눈을 뜨는 과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이쁜아~좋은 것을 더 많이 눈에 담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건강하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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