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각성을 선물해 주는 인연
여행지에서는 가끔 새로운 인연으로 나 자신을 뒤돌아 보게 하거나 평소 보지 못했던 나의 모습을 이끌어 내게 하기도 한다.
그래서 가끔 낯선 곳으로 여행을 가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김춘수의 『꽃』 중에서 )
구절이 생각나는 드라마.
현대인의 병 우울증, 불면증, 비만, 스마트폰 중독으로 초능력을 잃어버린 복 씨 집안에 귀인으로 여자 주인공 도다해가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가족 드라마로 자주 쓰이는 가족 간의 불화와 불신으로 갈등상황으로 진행되다가 새로운 사람으로 가족의 진정한 사랑을 알아가는....
여기서 남자 주인공 복귀주는 좋아하는 과거로 이동할 수 있는데 불행한 현실로 그 능력을 잃어버렸다가
주인공 여자를 만나 다시 능력이 회복되게 된다
처음 다시 능력을 찾았을 때
아주 흥미로운 장면이 나온다. 아버지와 오랜 서적이 있는 서고로 가서 초능력자들이 이야기를 살펴보는 장면인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자신의 능력을 다시 되찾는다는 이야기이다.
만화로 표현되어 이해하기 쉽기도 하지만 당연한 결과라 인식해서 머리에 오래 머무르지는 않았다.
우울하고 어두웠던 남자 주인공의 변화에서
영화 ‘어벤저스 앤드게임’에서의 장면이 떠올랐다
아끼던 스파이더맨이 눈앞에서 사라지고 인구의 절반이 사라진 지구에서 살게 된 어벤저스 팀은 살아가는 동안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해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앤트맨(아이언맨을 각성시키는 자)의 양자역학으로 과거로 갈 수 있는 길을 알게 되면서 다시 팀은 활기를 찾는...
드라마의 중간정도 지나면 주인공 여자와 대화하는 미래의 나를 인식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나는 나를 볼 수 없지만 여자 주인공을 둘을 함께 볼 수 있다.
장면의 구성이 특이해서 매우 흥미롭게 보았다.
회를 거듭할수록 드문 드문 퍼즐이 맞춰지다가
퍼즐을 다 맞춰지는 순간!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갈 때마다 모두 흑백으로 보이고 여자 주인공만 칼라로 보이던 장면이
결국 도착해야 할 장면에서는 모두 칼라로 그려졌다.
이것은 처음부터 철저히 계획되어 있었던 것!
주인공의 딸 이나의 탄생. 자신 대신 근무를 한 대원의 죽음.
남자 주인이 계속해서 되돌아갔던 시간은 바로 여자 주인공을 살릴 운명의 시간이 숨어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장면
모든 일정을 끝내고 다시 자신의 괴도로 돌아온 남자 주인공.
그를 맞이하는 여자주인공의 “어서 와~”라는 대사는 하루 일을 끝내고 퇴근하는 남편을 맞이하는 것처럼 담백하고 편안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삶이 꼬였다고 느끼며 지쳐 있을 때 오랜 시간 기다리던 인연을 만나 각성하고 진정한 나로 살아가게 되는 이야기
히어로도 아니고 특별하지도 않은 사람이지만 내겐 너무나 소중한 사람일 수도...
f.a작가의 궁금증: 3화의 튤립은 중간정도 피어서 여자 주인공 품에 있고, 남자주인공이 튤립을 처음 만지는 저녁 꽃차 트럭에는 더 많이 피어 실려있다.
그런데 6화의 튤립은 아직 피기 전으로 오므리고 있다.
꽃도 과거로 시간여행을 가는 설정일까? 아님.... 므~흣
F.A 작가의 한 줄 평: 평범한 사람도 누군가에게는 ‘히어로’로 각성하게 만들어 주는 사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