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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나이를 모른다.

-쉰 살에 찾아온 초대장

by FA작가

50이 된다는 건 참 묘하다. 나이를 딱 채우고 나니, 어느 날 문득 거울 속의 내가 눈을 반짝이며 말하는 것 같았다.

“이제는 하고 싶은 거 하자. 더 미루면 늦는다!”

그 순간 알았다. 그래, 이제는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을 해야 할 때구나.

그 바람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거창하게 세상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오래도록 마음속에 묻어두었던 소망!

글을 쓰는 것.

사실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머릿속에서 반짝이는 생각들을 종이에 담고 싶었고,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삶에 쉼이 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막상 쓰려하면 머리는 복잡하고, 결과물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게 몇 번이고 시도만 하다가 노트북 폴더에 담아두기 일쑤였다.

그러던 어느 날, 운명 같은 일이 벌어졌다. 브런치스토리에서 ‘작가의 여정’ 팝업스토어의 초대장이 내게 날아온 것이다.

순간 나는 속으로 소리쳤다.

“어머, 이건 신호야! 하늘이 내게 주는 사인!”

이미 작가가 된 주변 사람들에게 부러움 가득한 눈길을 보냈던 나였다. 아들과 함께 축하 메시지를 쓰고, “작가님”이라 불리며 환하게 웃는 그들을 바라보며 작가가 된 나의 모습을 상상하였다. 그런데 그때! 마치 기다렸다는 듯 내게도 기회가 다가온 것이다. 그것도 당당히 ‘인턴작가’라는 이름으로.

‘작가가 작가에게’란 메모장을 보니

마치 작가가 된 것처럼 글쓰기가 어렵지 않게 느껴졌다.

그 순간 나는 이미 그렇게도 꿈꾸어왔던 작가가 되어 있었던 것 같다.

먼저 나의 이야기를 담고 싶어 50이 시작되면서 변화된 몸에 대해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 이걸 쓰자. 누군가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을지도 몰라. 그렇다면 내 경험이 누군가에겐 작은 도움이 될 거야.”

그렇게 나는 처음으로 진짜 내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병원 침대에 누워 느꼈던 두려움,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심히 지나쳤던 후회, 그리고 다시 삶을 붙잡고 싶던 간절함. 조금은 서툴고 조금은 솔직하게, 그 모든 것을 담아갔다.

오타가 수두룩하여 고쳐쓰기도 여러 번 일주일에 한편 한편씩 포기하지 않고 쓰다 보니

내 글을 읽고 싶은 구독자가 생기고 부족한 나의 글을 읽고

“작가님 글을 보고 힐링이 되었습니다”라는 댓글을 남겨 주었다.

짧은 몇 줄이었지만, 그 말들이 내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내 이야기가 누군가의 하루에 닿고, 그들의 삶에 작은 불빛이 될 수도 있구나.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은 더 이상 단순한 꿈이 아니라,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그 후로 나는 글을 쓸 때마다 조금 더 자라는 기분을 느낀다.

돌이켜보면, 50이라는 숫자가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은 ‘용기’였다. 하고 싶은 것을 더 이상 미루지 않고, 지금 당장 시작해 보는 용기!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만난 브런치스토리, 나의 작은 시작을 세상에 펼쳐 보일 수 있도록 도와준 든든한 동반자.

나는 지금 꿈꿔왔던 글을 쓰며 살고 있고 있고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글을 쓰고 있다.

비로소 알게 되었다. 꿈을 꾸고 이루는 것은 나이와 상관없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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