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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모음집

4월 1일

만우절

by 임경주


거짓말이야

장국영은 죽지 않았어

죽긴 왜 죽어

그는 아직도 별희의 눈빛으로

무대 뒤 어둠 속을 걷고 있어


홍콩정부는 그를 어디에 숨겼을까

중국정부는 왜 패왕별희를 상영금지로 가둔 걸까

진실은 검열당하고

슬픔은 금지되었지


그의 목소리는 삭제되었고

그의 사랑은 숨겨졌어


그의 동성애인은

4백억의 유산을 품에 안았고

삼합회는 그림자처럼

그의 마지막을 감췄어


다 거짓말이야

만우절의 농담치 곤

너무 잔인해

너무 진짜 같아

장난이 심하잖아


장국영은 살아 있어

어딘가에 분명

살아 있어


무대 뒤

꺼진 조명 틈

별희의 눈빛과 목소리로 노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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