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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모음집

아들에게 Part2

겨울산

by 임경주


아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야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널 아끼고 좋아해 주는 사람들에게서

남들은 절대로 못 보는

보석과도 같은 가치를 찾아내야 해


그리고 그 보석을

그들을 무시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줘

오직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야


악수를 하고 몇 마디를 나누면

그 사람 안에서 빛나고 있는 별이 보이잖아


겨울산 칼바람이 불어와


모든 게 말라 붙어 있고

죽어 있는 삭막한 산


이곳의 산자는 오직 너뿐이고

너야말로 이 산의 오래된 주인이야


하지만 알아야 해

이 겨울산의 메마른 나무와 풀들

생명이 멈춘 듯 다들 죽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는 끊임없이 생명작용을 이어나가고 있어


혹독한 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오면

보석처럼 찬란한 꽃을 피우고

널 아주 많이 닮은

싱그런 이파리가 자라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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