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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모음집

이별예감 Part2

답장

by 임경주



하루 종일 비가 올 듯 말 듯 해

해가 뜨던지

아니면 차라리 시원하게 내려 주던지 했으면 좋겠어


잘 지내고 있다니 참 다행이야

네 편지 영식이 녀석에게 보여줬어


나 어떻게 해야 하냐고


이 녀석 나만 나쁜 놈이래

너 이런 편지 받고도 헤어지면 진짜 나쁜 놈이라고 그러네


그래 알아

부족한 나에게 정말 잘해준 거 알아

난 그만큼 못해준 게 사실이고


그런 생각을 해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할까


네 편지 읽고 한동안 먹먹했어

차라리 욕을 하지 그랬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고 따지지 그랬어


그래 만나는 사람 있어

우리 서로에게 모진 말하고 함부로 상처 줄 때

그래도 이별은 생각조차 하지도 않았을 때

그땐 분명 없었던 사람이야


안 믿겠지


사실 네가 자꾸 생각나

이런 말하면 안 된다는 것도 잘 알고


천안 올 때 연락할 필요는 없어

내 짐은 다 버려도 돼


미안하다는 말은 못 하겠어

고마웠다는 말만 남길 게


잘 지내

아프지 말고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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