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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고민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므로

by 임경주



브런치는 브런치만이 가지고 있는 그 특성상 댓글을 달기가 참 어렵다.


사유의 깊이, 삶의 무게, 언어에 대한 고민, 일상 속에서의 고민, 복잡한 생각, 과거의 상처, 용기 등등 다양한 글들을 접하면 작가님의 삶의 태도와 그 진심이 전해져 와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난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영역이나 일상의 소소함이라도 그 가치를 보석처럼 찾아내 글로 표현해 낸 글솜씨를 보면 정말 와! 하고 감탄사가 절로 튀어나온다. 그래서 뭐라 댓글을 남기고 싶은데 그게 정말 어렵고 망설여진다.


하지만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므로 내 안의 온기를 채워주고 아침을 기분 좋게 시작하게 해 주고 일상의 행복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인지를 또 한번 알게 해 주신 그 감사하고도 고마운 글과 작가님에게 댓글을 단다.


한데, 편한 마음으로 댓글 달자 싶으면 촘 오두방정일 때가 있어서 진지한 댓글을 달려는 다른 분을 방해할 때도 있는 것 같다. 누를 끼치는 것 같다.

그래서 요즘은 생각이 좀 바뀌어서 좋아요만 누르고 갈까? 아니?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 쓸까? 이건 또 뭔가 형식적이고 영혼이 없어 보이잖아.

하며 고민을 하는데 어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님 글이 하나 폭파되었다고 한다. 작가님은 자기 실수라시지만 내가 그 글에서 좀 까분 게 계속 마음에 걸린다. 글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거기서 까부는 건 예의가 아니다. 나이 값 못하는 거다.


그래서 나도 이제는 다 컸으니까 좀 자중할까 한다.

하지만 손가락은 여전히 근질거린다.

작가님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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