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천과 무명
무간실 밖.
동사십낭이 도윤의 책상 의자에 앉아 홀로그램과도 같은 3D 영상을 지켜보고 있다. 매우 심각한 눈이다. 해상도가 굉장히 높은 영상은 이랑이 옆에서 눈으로 직접 쏘고 있는 무간실 전투분석화면이다.
이랑은 지금 강철의 슈트 형태로 동사십낭의 옆을 지키고 있다. 동사십낭이 언제든 탑승할 수 있도록 헬멧부터 가슴과 팔다리가 개방되어 있는 상태다.
굉장히 정교한 로봇이었다. 어지간한 빌딩하나는 우습게 날려버릴 소형미사일까지도 장착되어 있는 살인병기 그 자체인 것이다.
그렇다. 지금 동사십낭은 도윤을 매우 겁내고 있는 것이다. 혹시라도 무간실을 탈출해 빠져나오기라도 하면 감당할 수가 없었다. 동사십낭의 목숨이 위험할 정도로 도윤이 지금 가진 힘은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고, 자신을 이미 넘어서는 것이었다.
느낌이 좋지 않아 분신술을 사용했다. 자신을 대신해 허수아비를 무간실 안으로 집어넣어 전투를 시켜보았다. 설마 했다.
와, 근데 이럴 수는 없었다.
우냉선과 종청괴가 있어도 인간남자 한 놈을 상대로 싸우기가 이렇게나 벅차다니.
거기에 완벽한 패배까지.
끙.
동사십낭이 전투장면을 분석하고 또 분석한다. 도윤이 혼멸검과 하나 되는 장면을 몇 번이고 돌려보았다.
“하!”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 잠깐 사이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성장을 이루어내는 인간이 도대체 어디 있단 말인가.
방심을 해도 너무했다.
동사십낭은 고민에 잠겼다. 지금 무간실 안에서는 우냉선과 종청괴가 도윤을 상대로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을 것이다. 두 놈은 절대로 도윤을 이기지 못한다. 그렇다고 한도윤도 우냉선과 종청괴를 소멸시킬 수는 없다. 자신이 지금 이렇게 건재한 상태로 양분을 주고 있는 이상 7악은 불멸의 존재다.
물론 도윤을 상대로 힘든 싸움을 하고는 있을 것이다.
“이랑.”
[네 보스]
“지금부터 이 전투장면을 토대로 다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는데 내가 가진 7악의 힘을 총동원하는 것과 도윤에게 천적이라고 할 수 있는 2악 파천만 소환해 싸우는 것에 있어 어떤 방향이 더 나은지와 결국엔 천년내단을 차지하게 되는 가장 쉬운 길을 찾아 보여줘.”
[네 보스. 당장 실행합니다.]
이랑의 두 눈이 번쩍 거리더니 복잡한 계산을 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장 답을 내놓지 못한다. 동사십낭도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이렇게 대답이 늦은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이랑!”
[네, 보스.]
“작업하고 있는 거야?”
[네. 보스.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복잡한 계산이었습니다. 답변 드립니다. 보스가 천년내단을 차지하는 길은 쉬운 길도 없고 어려운 길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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