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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동댁 Jan 11. 2022

아이에게 보내는 편지

2022년 새해소망을 듬뿍 담아




‘오늘 하루도 무사히’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요즘이야. 아무 일 없이 지낸 하루가 얼마나 간절한지 모르겠구나. 올 한해 코로나라는 단어를 사람마다 얼마나 쏟아냈을지 코로나 피로도가 어마어마해. 얼마 전 어린이집 휴원 선포가 났을 때도 실은 그리 놀라지도 않았어. 언제 누가 걸려도 전혀 이상할 게 없지 뭐니. 하루를 그저 운에 맡기고 사는 기분이구나.


엄마는 실은 걱정인형이란다. 매일 걱정을 안고 살아가는.. 세상을 고작 3년밖에 살지 않았지만, 이미 너도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어. 걱정은 엄마가 40년을 살아가는 동안 반은 가족과, 나머지 반은 가족을 떠나 살면서 터득한 삶의 방법이라 생각했어. 갑자기 닥쳐올 어떤 일들에 대해 미리 생각이나 계획을 갖고 있지 않으면 너무 불안했거든. 내가 어쩌지도 못하는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올 때 받아들일 줄 아는 용기도 때론 필요한데, 요즘 같은 상황에선 그 불안과 걱정이 커져만 가는 듯하다.


걱정이 많음을 또 걱정하며 내 탓으로 돌리다보니 자신감, 자존감 따위 있는지도 모르면서 살아온 것 같아. 어떻게 하면 너를 더 잘 키울 수 있을까 매번 고민하다 어느 날 문득 육아서적과 동영상을 보면서 깨달은 게 있어. 그 무엇보다 엄마가 먼저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는 거야. 그래서 결심한 게 있어. 걱정과 불안을 조금씩 끊어내기로 말이다. 물론 하루아침에 될 일은 아니란 걸 안다. 너의 말이 조금 느리고, 가위질을 능숙하게 하지 못한다고, 목 근육이 탄탄하지 않다고, 사회성이 조금 느리다고 걱정하는 걸 내려놓으려고. 걱정스런 표정으로 너의 몸 이곳저곳을 살피며 바라보는 나를, 너의 눈동자 속에, 머리 속에, 마음속에 고스란히 비춰진다는 것을 미처 몰랐구나. 그깟 게 뭐라고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겠니.


너와 같이 함께 하는 시간만으로 그저 즐겁고 그것에 행복함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자 한다. 그러니 늘 서툰 엄마의 모습이지만 잘 부탁한다. 내년엔 걱정과 불안을 조금은 떨쳐내기를, 그래서 너와 내가 어떤 삶이 주어지든 그 가운데 잘 이겨낼 수 있도록. 그래야 우리 살 수 있을 것만 같아. 2022년 코로나가 종식이 되길 바라지만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그것 때문에 삶의 근간이 휘둘리지는 말자. 우리가 조금 뒤처지는 삶을 산다 해도 서로가 울타리가 되어 지켜주자. 우리 힘내보자. 잠들기 전 네게 하는 말로 마무리 하려고 해.

‘엄마는 승호를 너무너무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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