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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동댁 Feb 23. 2022

경험치가 부족한 아이

지난주부터 아이는 놀이치료를 받고 있다. 여전히 화용 언어 오류가 많아서 놀이를 하다가도, 일상적인 대화를 하다가도 말을 올바르게 고쳐줘야만 한다. 아이에게 질문이나 요구, 판단하는 말을 삼가는 게 지금 상황에서는 맞지 않아 pcit 치료는 잠시 미루고 놀이치료에 집중하기로 했다.

자그마한 체구에 동그란 눈, 차분한 말투, 아 심리 상담하시는 분인가? 그게 선생님의 첫인상이었다.


놀이치료에는 발달이 늦된 아이를 위한 것과 심리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로 나뉠 수 있다. 우리 아이는 사회성 부족이라 전자의 치료가 필요하다. 처음인 데다 사회성을 올리는데 주력을 해야 하기에 목소리톤도 높고, 밝고 긍정적인 분이실 것을 기대했었기에 적잖이 당황했었다. 하지만 선생님이 아이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단시간임에도 꽤 정확했고, 진중하게 깊고 다정했다. 무엇보다 신뢰가 갔던 건 1년 반 정도를 봐왔던 언어치료 선생님과  치료 목표와 방향과 결이 비슷하다는 거였다. 늘 해왔던 것들은 익숙하게 잘하는데 새로운 환경에 놓이거나, 새로 접하는 것들에서 어려움을 느껴 작은 것에도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다양한 것을 누구보다 많이 접해야 하고, 또래 아이들과 비교했을 때 일일이 가르쳐 주지 않아도 경험에 비추어 알아가게 되는 것들이 있는데 우리 아이는 그렇지 않으니 다 알려주고 연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40분 아이 수업이 끝나고 나면 10분 부모상담이 이루어지는데, 이때 아이에 대한 피드백과 질문이 이어지고  집에 가서 하면 좋을 과제를 내주신다. 이번 주에는 언어와 놀이수업 모두 똑같은 과제를 주셨다. 아이가 본인 스스로 감정을 잘 파악하지 못하기에 상대방의 기분도 알지 못하고, 또 알려하지도 않는다.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들이 갖는 문제다.  감정에 대해 많이 알려줘야 하는데, 아이에게 선뜻 기분을 물으면 어려워하니 엄마의 감정부터 자주 표현해주라는 거다. 어렵다.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어쨌든 오늘도 달려본다. 얼굴엔 함박웃음과 갖가지 오버를 더해서.

"승호야, 오늘 대변 마렵다고 얘기해주고 성공해서 엄마는 너무 기뻐. 흐뭇해.  엄마한테 칭찬 들으니 기분이 어떤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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