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가 지나 겨우 잠이 들었다. 아이 데리고 가정보육이 쉽지 않은데도 잠이 쉽사리 오지 않는다.
오늘 확진자수는 9만. 카운팅은 공포심을 더할 뿐, 숫자는 그저 오늘이 적을 뿐이다.
어린이집에 가지 않으니 자꾸 늦잠을 자는 터라 아이는 낮잠을 자지 않아도 밤 10시나 돼야 잠이 든다. 그렇게 아이를 재우면서 승호야, 내일은 어린이집에 갈래? 가도 괜찮겠어? 아이에게 묻는 말 같지만 사실 나 스스로에게 묻는 말이다. 아이는 가기 싫다고 할 때도 있고, 때론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기도 한다. 아이 발달상태가 양호한가 만을 놓고 봤을 때, 다른 아이들에 비해 다를 것이 없다면 고민도 안 했을 것이다. 나는 현재 아이의 사회성을 놓고 고군분투 중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100명 나왔다고 안 보내고, 천 명 나왔다고 안 보내고, 거리두기 조정이 됐으니 또 안 보내길 반복 또 반복. 내 안일한 생각이 가뜩이나 느린 아이에게 독이 됐나 보다. 아이의 건강을 위한다고 집에 묶어놓고 보냈던 시간들을 생각하면 내 발등을 찍고 싶어질 만큼 화가 난다.
아이를 가장 잘 아는 건 주양육자인 나와 그리고 남편, 그다음으로는 어린이집 선생님과 언어치료 선생님이다. 그래서 어린이집 선생님과는 긴밀하게 자주 의견을 나누는 편이다. 등 하원 시에도 옆에 다른 아동이 없으면 선생님께 이것저것 아이의 습관에 대해 여쭤보기도 하고, 아이 수첩은 포스트잇까지 붙여서 쓰는 터라 너덜너덜할 정도다. 전날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와서 이런저런 고민 얘기를 나누고 보내겠다고 하고 다음날 아침 10시에 염려가 돼서 못 보내겠다고 또 문자를 보내고 있는 나를 보니, 새삼 짠하다.
아이는 역할놀이를 좋아하지 않는데, 화용 언어를 늘리기 위해 매일 나와 마트놀이, 주유소 놀이, 빵가게놀이를 가지고 연습한다. 열심히 하려 하지만 사장님인 아이는 손님이 해야 할 말을 자꾸 한다. 코로나 때문에 푸드코트에 가본 적도 없는 아이에게 이런 놀이를 하도록 부추기는 건 학대는 아닐까 생각이 들만큼 자괴감이 오기도 한다. 그리고 결정했다. 어린이집에 보내야겠다. 워킹맘도 아니면서 이 와중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다고 수군대도 할 수 없다. 어릴 적 시외버스를 타면 운전기사 옆 큰 창 옆에 무릎 꿇고 기도하는 소녀가 흔들거렸던 장식품이 생각이 나는 순간이다.
오늘도 무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