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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 Aug 26. 2015

엄마1

탈모방지샴푸

엄마에게 혼이 나거나 뭔가 불만이 있을 때

나는 엄마의 탈모방지샴푸를 쭉쭉 짜내서 써버렸다.


샴푸 뒷편의 '오백원짜리 동전만큼'을 무시하고 한손가득 넘칠만큼 짜낸 샴푸가 질질 흘렀다.

당연히 엄마는 알아선 안되는 일이었다. 그 샴푸는 다른 샴푸보다 유려한 몸체로,려 라는 기가막힌 네임을 달고 출시되어 같은 용량의 샴푸보다 500원쯤 비싼 값을 했기때문이다.

같은 용량에 500원쯤 비싼 물건을 엄마가 사왔을때에는 분명히 엄청난 이해득실의 경우의 수와

나로서는 상상도 못할 어떤 각오와 기대가 숨겨져 있음에 분명하다.

그리고 그런 엄마의 굳은 각오를 방해하는 자는 귀에 딱지한벌을 입히게 될지도 모를 일

나는 들으면서 듣지않는 법을 제법 익혔지만 그래도 엄마의 잔소리는 들을 만 하기 힘든것이었고

엄마의 샴푸는 아무도 모르게 하수도관을 타고 흘렀다

복수다!

10원짜리 낭비에도 5000원 어치 걱정을 토로하던 엄마의 500원만큼의 사치품을 흥청거리며

짜릿하던 것도 잠시 이제 곧 다떨어진 샴푸 통을 거꾸로 세워놓을 엄마가 떠올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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