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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 Aug 31. 2015

적당한 인생의 일기

월요일

나는 머리가 좋았다.
보통보다 조금 좋은 편이었지만 그걸로도 인생은 꽤 편했다. 성적에 열을 올린적은 없지만  나쁘지 않은 성적이 나왔다. 만약 '적당'과 '노력'이 호응 할 수 있는 말이라면, 

나는 적당히 노력하는 법을 터득했다.

그리고 3년뒤 나는 적당한 인생을 그만두었고 서울에 있는 중하위권의 어떤 학교를 자퇴했다. 바로 그해 논술학원에 다니면서 소위 sky라는 학교에 편입을 지원했다. 결과는 빤했다. 내 글은 적당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을테니까.

24살엔 친구들의 카톡 프로필 사진이 파란색 배경의 취업용 사진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나는 두번째 편입을 시작했다.

눈을 떴다 감는
자리에 앉고 서는
시계와 달력을 보는
거울과 엄마를 보는
말하지않고 또 듣지 않는 일
를 다독이고 또 책망하는
모든일이 생경했고 외로웠고 슬펐다.

그렇게 1년.
나는 몇 개의 학교에 붙었고 한 학교에 13학번으로 입학하게 되었다.
할만큼 했다.
후회가 안남는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적당히 하지는 않았다고 쓰고싶다.


그래서 내가 이제 적당히 살지 않느냐고?
아니. 나는 여전히 적당히 살기 위해 인생의 눈치를 보고있다.
적당히 사는건 나쁘지 않다.
모자라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는다.
어쩌면 적당히 사는게 가장 어려울 지도 모른다.


다만, 이제 나는 '사실은 모자라'면서 '이정도면 적당하다'고 나 자신을 속이지는 않기로 했다.


결국 내 인생의 모토는 적당히! 그러나 진실로 적당히! 정도가 되려나




(그냥 개강첫날 학교가기 싫다고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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