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가 들리는 것에 대해

by Shin Huiseon


이것은 내가 보청기 회사에서 일할 때 쓴 글이다. 보청기 회사에 들어가기 전에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사람의 표정을 몰랐다. 내가 아무리 크게 말을 해도 미동도 않는 사람의 옆모습을 처음 보았다. 보청기 수리를 맡기러 찾아오는 할아버지는 전화를 걸어서 “나는 장노식입니다. 도착하는데 30분 걸립니다.”라고 말하고 대답은 듣지도 않고 잠깐 있다가 전화를 끊었다.

남자 두 명이 보청기 회사를 찾아온 적이 있었다. 사오십 대 중반정도 되어 보였다. 두 사람 중의 한 사람은 뭔가 좀 이상해 보였다. 사장님이 상담실에 들어가서 물어봤다.

-혹시 뇌수술 같은 걸 하셨어요?

네. 뇌수술을 받았어요. 2년 전에 뇌경색인가 뇌출혈 인가로 수술을 받았어요. 그러고 나서 소리가 잘 안 들린다고 해서 제가 이 사람을 데리고 왔습니다.

같이 온 사람이 대답했다.

-잘 오셨습니다.

보청기는 얼마나 하나요?

-네. 백만 원에서 백오십만 원까지 다양하게 있습니다.

네? 그렇게 비싸요?

뇌수술을 한 사람은 돈이 없어 보였다.

실장님이 그 사람의 귀에 보청기를 끼어보았다. 나는 그게 보청기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소리를 크게 들리게 하는 기구라고 했다. 그걸 끼우고 실장님이 질문했다.

-점심은 드셨어요?

흐흐흐흐.

그 사람은 소리가 잘 들리는 것이 신기한지 부끄러운 듯 웃었다.

-뭐 먹고 싶으세요?

흐흐흐흐흐.

그 사람은 또 부끄러운 듯 웃기만 했다.

-무슨 음식 좋아하세요?

흐흐 아무것도 안 먹고 싶어요.

그 사람이 부끄러워하면서 대답했다.

그 기구는 20만 원 정도였다. 보청기보다는 훨씬 저렴했지만 적은 돈이 아니었다. “보청기 하고 싶어? 보청기 사고 싶어?” 같이 온 사람이 뇌수술한 사람에게 여러 번 물어봤다. 그 사람은 소리가 들리는지 안 들리는지 대충 얼버무렸다.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인 것 같았다. 뇌수술을 받고 관리를 잘 받고 있는 상태도 아닌 것 같았다.

두 사람은 하루 더 생각해 보고 다음날 오겠다고 인사하고 돌아가서 다시 오지 않았다.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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