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는 독서모임 두 군데에 참석했었다. 한 달에 책 세 권을 읽어야 하는 강행군이었다. 나는 보통 일주일에 책 한 권을 읽는데 그래서 내가 진짜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시간이나 여유 시간이 부족하긴 했다.
독서모임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게 좋다, 책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긴장감이 생겨서 좋다고 하던데 나는 그냥 책을 읽는 게 좋았다. 책을 읽어야 하는 마감날짜가 있는 게 좋았다.
내가 사회성이 많이 부족하진 않지만 좀 부족하고 한 달에 책 세 권은 힘들기도 해서 독서모임 한 군데를 그만두고 나서 당근에 내가 독서모임을 만들었다. 내 마음대로 날짜를 정해서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겠다는 포부가 있었다. 기존 독서모임 두 군데 다 사람들이 많았다. 열 명에서 열다섯 명 정도 인원이라서 사람들이 한 번씩 자기 생각을 발표하고 나면 추가로 더 얘기하기가 어려웠다.
당근에 독서모임을 만들고 나서 나는 내가 인기 없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사람들을 금방 잘 모으고 리더십도 있는 그런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평일 오전이라고 분명히 적어놓았는데 그걸 못 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중에서 나보다 나이 많은 분이 온라인 모임을 해보자고 하셨다.
그때 내가 선정한 책은 나쓰메 소세키의 <풀베개>였다.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을 너무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고, 쇼츠에서 풀베개에 나온 몇 문장을 봤는데 좋아 보여서 선정한 것이었다. 그분은 풀베개라는 책을 중고로 샀다고 하셨다.
그런데 풀베개는 도서관에도 없고(희망도서 신청을 했지만 오래 걸리고) 중고로 나온 것도 한 권밖에 없었는데 그분이 사셨고, 나도 책을 샀다. 모임을 잘 운영해보고 싶었다.
풀베개는 진짜 잘 안 넘어가는 책이었다. 지금 다시 읽으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그때는 그랬다. 그분도 책이 안 맞았는지, 갑자기 무슨 일이 생겼다고 하시며 모임을 그만두셨다. 나는 아직도 풀베개를 못 읽었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당근모임에 두 사람이 더 들어와서 다음 주에 모임을 해보려고 한다. 나는 왜 이렇게 독서모임에 집착하는가. 다른 사람들 의견 듣는 걸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책도 빨리 못 읽고, 사회성도 부족한데. 혼자 책을 읽는 것이 외롭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