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내가 하는 일이 잘되고 있는 것 같다. 에세이를 50개 정도 썼고, 독서모임이 잘 운영되고 있고, 급식 알바를 해서 적지만 돈도 번다. 아들이 영어학원에 잘 다니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남편이 요리를 해주었다.
에세이는 내가 자신 있는 글의 종류가 아니었다. 엄마에 대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들을 낳고 산후우울증으로 고생할 때였다. 처음에는 에이포 2장 분량이었다. 이 세상에 엄마에 대한 글은 그게 전부였다. 몇 년 후 인문학 수업에 참석했을 때 선생님이 에세이를 써오라고 했을 때 그 글이 떠올랐다. 그때 에이포 1장 분량으로 줄여서 가지고 갔다. 사람들 앞에서 글을 읽었을 때 내 앞에 앉아있던 세 사람이 동시에 눈물을 흘렸다. 그 장면은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우리 집은 식구가 많고, 내가 글을 쓰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다. 어른들이 모이면 내 앞에서 그렇게 자기들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마치 나보고 옮겨적으라는 듯이. 삼촌은 나에게 대놓고 물어보았다. "왜 큰아버지 이야기를 안 쓰니?"
에세이를 계속 써야겠다고 생각한 건 남편이 시어머니 이야기를 좋아해 줬을 때였다. 내가 시어머니에 대해 좋은 점만 쓴 게 아닌데도 그랬다. 시어머니의 기억이 사라지고 있는 와중에 내가 어머니에게 고향이 어디인지 물어봤는데, 어머니가 자신의 고향을 정확하게 대답해 줬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얼마 전 꿈을 꾸었다. 내가 갑자기 그만둔 독서모임 사람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었다. 내가 거길 왜 갔는지 사람들 속에 앉아있었다. 꿈속에서도 어색했다. 사람들은 예전보다 친해 보였고, 나를 미워하는 것 같았다. 챗지피티에게 물어봤더니 그건 내가 심리적으로 잘되고 있다고 느낄 때 과거 미완의 관계가 떠오르는 현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