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아들 입원 기록

by Shin Huiseon


아들이 새벽에 열이 나서 병원에 갔다. 독감검사를 했지만 음성이 나와서 집으로 돌아왔다. 독감이 아니라고 안심했는데 열이 확 안 떨어지는 게 이상했다. 이틀 후 병원에 다시 가서 독감검사를 했다. 열꽃이 났다고 아들 등을 보여드리니 의사 선생님이 홍역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게 됐는데 2년 전 아들이 폐렴 걸려서 입원했던 방과 똑같은 방이었다. 학교선생님, 영어학원 선생님에게 홍역이라고 문자를 보냈다. 그때 나는 홍역이 뭔지 정확하게 몰랐다. 어릴 때 예방주사를 맞았으면 거의 걸리지 않는 병이고, 해외여행을 해야 걸릴까 말까 하는 위험한 병 같았다.

안 그래도 정신없는데 그때부터 학교 보건선생님, 보건소에서 전화가 계속 걸려왔다. 보건소에서는 자기들이 검사를 다시 해봐야 된다고 했고, 며칠 동안 동선도 확인했다. 아들은 그 바람에 독감검사 2번에 이어 면봉검사를 몇 번이나 더 했다.

그렇게 홍역인가 보다 했는데 다음 날 검사 결과 홍역이 아니라고 단순 목감기라고 했다. 나는 최소 5일은 입원하겠다 싶어서 집에 가서 짐을 별 걸 다 들고 왔는데 다시 짐을 집으로 돌려보냈고 아들은 4일 만에 퇴원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처음에는 텔레비전 볼 게 하나도 없었는데 나중에는 안 재미있는 게 없는 나를 발견했다. 세상에 재미있는 게 어찌나 많은지. 아들도 도파민 중독에 걸려서 집으로 돌아왔다.

남들 독감 걸릴 때 혼자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걸린 아들을 보니 생각나는 장면이 있다. 아들이 유치원 다닐 때 바람이 불어 마당에 있던 나무에서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졌다. 친구들은 신발 벗고 선생님 인사하고 유치원 안으로 우르르 들어가기 바쁜데, 우리 아들만 혼자 신발장 앞에 앉아 "엄마, 나뭇잎이 왜 떨어져요?" 하고 물어봤던 게 기억난다.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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