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독서모임

by Shin Huiseon


작은 도서관 독서모임이고, 회원이 10명이 넘는다. 회장과 총무가 있어서 운영이 조직적이고 회비도 낸다. 약간 시끄러운 분위기다. 경청하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이상했는데 마음은 편했다.

독서모임에 처음 갔을 때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다. 영화광인 것 같은 사람. 고전영화부터 개봉영화까지 다 찾아보는 사람 같았다. 그 사람이 영화관에 가서 <헤레틱>이라는 영화를 보라고 해서 나도 보러 갔다.

에크하르트 톨레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라는 마음공부 책으로 모임을 했는데 그분이 <어른 김장하>라는 영화를 추천했다. 책에 나온 것처럼 에고를 내려놓은 사람 같다고 하면서.

그다음에 <위대한 개츠비> 모임 할 때 그분이 다시 <어른 김장하> 이야기를 꺼냈다. 1000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준 김장하가 훌륭하다는 이야기였다. 내가 중간에 끼어들어서 "개츠비도 사람들을 많이 도와줬는데요?" 하고 말했다. 사람들이 와하하 웃었다. 그때 사람들을 웃긴 것이 아직도 기분이 좋다.

독서모임에 갔을 때 나한테 가장 친절하게 대해준 사람이 있었다. 70대였는데, 교회에 다니셨다. 어떤 모임에 가면 첫 번째로 나한테 친절하게 해주는 사람 다 교회에 다니더라. 나보고 사람들이 교회 다니게 생겼다고 한다.

그분이 해준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그분이 결혼하기 전에 부산시청 공무원이었는데, 시청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방문하셨다고 한다. 커피를 대접해야 하는데 그 일을 맡은 사람이 손이 덜덜 떨려서 못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그분이 대신 박정희 대통령 앞에 커피를 놔드렸다고 한다.

그리고 모임에 있던 사람들, 아직 많은 이야기를 못 나눠봤지만 좋은 사람들이 많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책을 다 읽었다는 분, 사람들 말이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발표를 하는 제일 착한 사람, 리처드 도킨스 책을 읽고 기독교 신자에서 무신론자가 되었다는 영어선생님.

이제 2월을 끝으로 나는 모임을 그만두게 될 것 같아서 글로 남겨본다.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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