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도 나도 이제 40대 중반이다. 남편이 나보다 1살 많다. 남편이 유튜브로 <서울의 달>을 봤는데 90년대가 진짜 미니멀리즘이더라고 한다. 거기 사람들 다 좁은 방에 필요한 물건만 놓고 살고 있다고. 서울 달동네 이야기다.
근데 나는 40대가 되고 보니 점점 미니멀리즘이 되는 것 같다. 예전에는 도서관에 가는 것을 좋아해서 일주일에 두세 번 버스를 타고 도서관에 다녔다. 특별히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아닌데 테이크아웃 커피를 사서 마셨고, 가끔은 구내식당에서 밥을 사 먹었다. 요즘은 큰 도서관에 다니지 않는다. 아파트 앞 작은 도서관에 가면 교통비가 들지 않고, 상호대차로 다른 도서관 책들을 얼마든지 빌릴 수 있다. 시간낭비도 최소화되었다.
남편은 여행에 한이 맺힌 사람이었다. 어린 시절에 여행을 못 다녔기 때문에. 우리가 신혼부부일 때, 남편은 주말 아침마다 나를 깨워서 그렇게 어디를 가자고 했다. 운전대를 잡으면 무조건 고속도로를 타야 했다.
나는 그냥 영화 보고 커피 마시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서 여행 같이 다니는 게 조금은 스트레스였다. 하지만 남편이 아니었으면 참 많은 곳을 못 가봤을 것이다. 그랬던 남편도 이제 주말 중 하루는 멀리 나가지 않으려고 한다. 집 근처에서 뭘 사 먹고 산책하자고 한다.
40대가 되고 보니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싶어진다. 책 한 권을 읽어도 검증된 책을 읽고 싶고, 진짜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고 싶고, 돈도 아껴 쓰게 된다. 이건 미래가 불안해서 그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