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 당근 알바를 해서 10만 원을 벌었다. 보험회사에서 이틀 동안 교육을 받는 꿀알바였다. 보험 교육내용도 재미있었다. 보험만 잘 들어놓아도 평범한 사람이 나락 갈 일은 없겠구나 생각했다.
어제저녁 남편하고 자동차 보험 이야기 하면서 쥐포에 맥주 한 캔 마시다가 윗니 안쪽 치아교정 해놓은 철사가 끊어졌다. 원래 내가 교정했던 치과에 가야 하는데 남편이 그냥 집 근처 치과에 가면 안 되냐고 했다. 우리 동네 치과가 바가지도 안 씌우고 치료를 잘한다고.
다음 날 치과 오픈시간에 맞춰 전화를 걸어보고 치과에 갔다. 교정해본 사람은 알 텐데 철사가 끊어지면 아픈 건 아니지만 많이 불편하다. 치과의사 선생님에게 내가 부부치과에서 교정을 했는데, 남편이 우리 동네 치과에 가보라고 해서 왔다고 했더니, 의사 선생님이 태블릿에 메모하기를 '원장님이 가까운 치과에 가서 치료받으라고 하심.' 하고 적었다.
"그게 아니라 그건 저희 남편이 한 말이에요."라고 하니 선생님이 "아, 부부치과라고 하길래." 한다. 뭔가 4차원 같다. 그러다가 선생님은 교정치과에서 오래 일했는데, 자기 업무는 사랑니 뽑는 거였다고, 사랑니만 계속 뽑았다고 한다. 그래서 사랑니를 아주 잘 뽑는다고. 철사 붙이는 건 자기가 하던 일이 아니라고 한다. 의사 선생님이 말귀도 잘 못 알아듣는 것 같고, 철사를 잘 붙여줄 것 같지도 않았다.
원무과에 가보라고 하길래 가보니 치료비가 딱 10만 원이라고 한다. 원래 교정치과에서는 2-3만 원 정도 나왔던 것 같은데 거기 가야겠다 싶어서 전화를 걸었더니, 쉬는 날이라고 다른 치과에 가서 치료를 받으라고 안내멘트가 나왔다. 할 수 없이 치료를 받는다고 하고 들어갔다. 내가 아직 받지도 못한 알바비가 한순간에 날아갔다.
의사가 자신 없어한 것 치고는 철사가 잘 붙었다. 치료 잘 받고 나오니 남편이 아들하고 같이 병원 앞에 데리러 왔다. 내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해 주니, 남편이 "어쩐지 사랑니 잘 뽑더라." 한다. 그리고 5만 원을 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