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와 함께 걷는 기다림 (26)
기다리며 읽는 누가복음서, 대림절 네 번째 주 목요일
“그 뒤로 여섯 달이 되었을 때에, 하나님께서 천사 가브리엘을 갈릴리 지방의 나사렛 동네로 보내시어, 다윗의 가문에 속한 요셉이라는 남자와 약혼한 처녀에게 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천사가 안으로 들어가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기뻐하여라, 은혜를 입은 자야, 주님께서 그대와 함께 하신다.’ 마리아는 그 말을 듣고 몹시 놀라, 도대체 그 인사말이 무슨 뜻일까 하고 궁금히 여겼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마리아야, 그대는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다. 보아라, 그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의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는 위대하게 되고, 더없이 높으신 분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다. 주 하나님께서 그에게 그의 조상 다윗의 왕위를 주실 것이다. 그는 영원히 야곱의 집을 다스리고, 그의 나라는 무궁할 것이다.’ 마리아가 천사에게 말하였다.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겠습니까?’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이 그대에게 임하시고, 더없이 높으신 분의 능력이 그대를 감싸 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한 분이요,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다. 보아라, 그대의 친척 엘리사벳도 늙어서 임신하였다. 임신하지 못하는 여자라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벌써 여섯 달이 되었다. 하나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나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누가복음서 1:26-38)
계획 없는 사람, 계획 없이 사는 사람 있을까요? 무(無) 계획도 계획이라면 계획인지라, 계획 없는 사람 있을까요? 없는 것도 만드는 세상, 없는 계획도 세워야 살 수 있는 세상인데.
그런데 계획 ‘있음’과 계획 ‘없음’의 차이가 무얼까요? 계획 ‘있이’ 사는 것과 계획 ‘없이’ 사는 것의 차이는 무얼까요? 계획 ‘있는’ 사람과 계획 ‘없는’ 사람의 차이는 무얼까요? 있다면 그 차이는 무얼까요? 그 차이는 클까요, 그리 크지 않을까요?
마리아는 요셉과 약혼을 했습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아기 갖을 계획은 했을까요? 아직 남자를 모르지만 하지 않았을까요?
마리아는 천사를 만날 계획은 있었을까요? 그런데, 천사를 만날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요?
마리아는 천사를 만나면 이런 주제로 대화를 나눠보겠다 계획은 있었을까요? 그런데, 천사와 어떤 주제를 놓고 대화할지 계획을 세우는 사람도 있을까요?
계획은커녕 지금 느닷없는 천사의 방문도 자다가 홍두깨를 맞은 꼴일 텐데, 게다가 지금 천사가 전하는 말은 완전 날벼락이 아닐까요?
마리아가 계획한 신혼의 단꿈은 강 건너 이미 저만치 갔습니다.
마리아에게 계획에도 없던 아기입니다. 계획에도 없던 성령의 임재, 계획에도 없던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미 계획을 세우셨다. 하나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천사의 말을 가만 들어 보니, 마리아만 몰랐나 봅니다. 나만 몰랐나 봅니다. 계획 한 번 제대로 세워보겠다, 꼼꼼히 세운다 세웠는데 . . . 우리만 몰랐나 봅니다.
“보십시오, 나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그 하나님의 계획이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지금 마리아는 하나님의 계획을 받아 안기로, 그 계획을 따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아버지 하나님의 계획을 따라 아들 하나님, 그리스도 예수께서 사람으로 오셨습니다.
성탄을 며칠 앞에 두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계획을 따라 주님이 지금 우리에게 오고 계십니다.
그 계획을 받아 안을 것인가 말 것인가, 따를 것인가 말 것인가, 우리의 결심만 남았습니다.
“이스라엘의 목자이신 주님, 요셉을 양 떼처럼 인도하시는 주님, 우리에게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우리에게 빛으로 나타나 주십시오. 주님, 우리를 회복시켜 주십시오. 우리가 구원을 받을 수 있도록, 주님의 빛나는 얼굴을 우리에게 나타내어 주십시오. 아멘.” (시편 80: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