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명(한국)-2019년 작품
눈물이 밖으로 나오려 했다. 그 눈구멍을 막았더니 코가 찡하게 울렸다.
은수. 요한네스. 카레나. 이름이 세 번 바뀐 운명의 여자..
쿠자누스..
그리고 기자..
현실과 과거를 오가며 행적과 범인을 찾으며 희생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 후대를 위한 사랑. 감동으로 전해졌다.
(그 감동을 직접 보고 느끼기 위해 꼭 고인쇄박물관에 가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살인사건으로 시작되는 직지책은 범인을 밝혀내는 도중 부드러운 선회가 계속 이어진다. 한국, 중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세계의 장소에서 사건이 움직인다. 그리고 커튼 뒤의 정치와 종교, 독단, 정권, 야심... 지금의 삶과 다를 것은 없다. 그런 세상 속에 빛이 있다. 빛을 밝히는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한글을 가지게 되었고 책을 읽을 수 있었다. 글을 배울 수 있었고 지식을 가지고 지혜를 얻어 그 힘으로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그 죽음이 절대 헛되지 않은 희생. 그런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내 안에도 그런 용기가 숨어있을까?
은수의 심정이 나와 겹쳐진다. 나의 쿠자누스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만약 그분을 만나게 된다면 나는 그분과 무엇을 하며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을까?
'세월은 흘러도 사랑은 남는다.' 아무리 몇 백 년 전이여도 선함과 이타심의 행동은 시간이 알아서 판관 해주 듯 아름답게 남는다.
예쁘고 고운 마음씨로 모든 것을 대하며 나의 주관도 뚜렷이 해야겠다. 악하고 나만 생각하는 마음은 절대 끝까지 지속될 수 없고 모든 것을 잃게 된다.
라벤더가 짙게 핀 보라향기의 꽃밭에서 '상감마마 새 글자는 완성하셨는지요' 25년 만에 묵언수행 끝에 튀어나온 말. 카레나의 그 말이 나의 깊은 곳을 건드렸다.
작가가 독자의 마음을 이렇게 울릴 수 있나. 김진명 작가님의 책을 알게 되어 감사하다. 추천해 주신 분께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누가 최초고 누가 최고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한글과 직지가 만들어지고 그 속에서 많은 희생들이 있었다. 그 희생들은 돈을 벌자고 했던 것이 아니라 후대의 세상을 위한 선량한 마음들이 모여 일궈낸 큰 성과이기에 어디서 최초, 최고이든 우리는 그것들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보존하고 사라지지 않게 해야 한다.
책의 감명을 이어받아 고인쇄박물관에 다녀왔다.
금속활자 주조시연은 금, 토, 일 정기시연이 있다.(현재 2025년 4월 기준)꼭 가서 보시길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