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칼 메르시어(독일)-2007년 작품
깊은 곳에서 앞에 있는 휴지가 팔랑이게하는 숨이 나왔어요. 드디어 다 읽었어요. 저를 멍하게 만드는 문장의 진지함 때문에 덩달아 중간중간 다시 책을 여는 손끝이 무거웠어요. 책 표지도 하필 어두운 남색이에요. 바다 심연처럼 깊이 있는 책이라고 표시해 둔 걸 이제 알아챘어요. 깊은 바다색. 밑으로 계속 들어가요.
이 책을 서점 책장에서 꺼낸 이유는 여행을 떠나 새로운 삶을 경험하고 일상에서 완전히 탈출하는 그레고리우스를 통해 나도 일탈을 할 수 있을까? 하면 어떤 기분일까? 어떻게 하는 것일까? 그것이 알고 싶고 궁금해서 책과 계산대로 가서 사뿐하게 공식적으로 친구를 맺고 서점을 나와 커피 한잔 시켜 달고나색 크레마에 감동하며 여유의 미소를 띠며 책을 열었어요. 읽어 내려가는데 저... 속았어요.
가볍게 여행을 떠나기 위해 짐을 크로스 작은 가방에 넣어 들고 왔는데 미묘의 짐을 계속 가방에 넣어줘요. 가방 지퍼가 터지려 해요. 가방 몸매가 이게 아닌데 뚱뚱해져 더 이상은 안 되겠어하는 순간, 아주 잠깐씩. 제 짐을 들어줘요. 그래서 완주했지 작가님이 중간중간에 제 짐 안 가져갔으면 저 가방 내던지고 신발 벗었을 것 같아요.
결론은
가볍게 읽기에는 생각하게 만드는 깊이가 깊어요. 알고 처음부터 필요한 짐을 잘 챙기시면 완주에 도움이 되실지 몰라요. 그래도 잘 나가다가도 잠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책이긴 해요. 그러니 생각의 책갈피는 필수로 챙기고 그 시간까지 더해서 독서시간을 체크하시길 추천드려요.
계속 제 얘기만 했네요. 나름 분이 풀렸어요.
이제 책으로 들어가 볼게요.
프라두의 삶이 행복을 만끽한 삶은 아니었기에 책을 덮고도 눈꼬리가 처져있었어요. 무게감은 있어요. 신의 영역, 친구, 부모님, 가족, 아내, 사람들의 관계에서 솔직하지 못한 행동과 표현으로 표면적으로는 가까이 있지만 서로의 마음은 멀리멀리 떨어져 있어요. 이것을 좁히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또다시 세상이 만들어놓은 틀, 굴레로 다시 들어가 감정교류가 점점 어려워지고 시도조차 못하는 상황으로 가버려요. 내 인생을 사는 것 이라기보다 사회의 틀에 굴러가는 사람들 속에서의 고뇌같이 느껴졌어요.
그곳에서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애쓰는 프라두. 외로운 혼자의 싸움.
헤르만헤세의 '데미안' 그리고 톨스토이의 '이반일리치의 죽음' 책이 제 옆에 구름처럼 둥둥 떠서 지나갔어요.
그것을 그레고리우스라는 인물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고... 내면을 길을 쫓아가요. 내면의 삶이 또 있어요. 보이지 않는 그것이 진짜예요.
내면여행. 표지색의 깊은 바다 기차 여행이 맞아요.
저는 책을 읽고
항상 솔직하기는 힘들지만 자신까지는 속이지 말고 나를 사랑하고 나를 돌봐주자. 남에게 자신을 맞추지 않아도 돼요. 삶은 모두 끝이 나요. 그래서 다행인지 몰라요. 하고 싶은 것을 참지 말고 담아두지 않아도 돼요. 그래도 삶을 흘러가요. 선량한 진실만 있으면 무엇을 하던 어디에 있던 친구가 되고 관계로 이어질 수 있어요.
내가 알고 있는 나와 남이 알고 있는 나는 달라요. 내가 알고 있는 나를 믿고 사랑해요.
서점에 꽂혀있는 책처럼 생각을 정리하니 이렇게 객관식 문제의 단문처럼, 서로의 음료를 주문하 듯 가지각색 나와요.
이 책을 읽으며 저도 지금의 쳇바퀴 속에 있거든요. 바꾸기 힘든 삶 속에 있어요. 그 안에서 이 책을 읽으며 상상해 볼 수 있었다는 것, 저도 다른 세계를 경험해 볼 수 있을까? 작은 희망과 씨앗이라도 심어 볼 수 있을까? 하고 사유하게 되고 상상할 수 있게 해 주었어요. 그런 상상만으로도 벅차고 행복을 느꼈어요. 내면의 깊이를 알아가고 추적하는 과정을 깊이 이해하는 것은 어려웠지만 언젠가는 알게 될 것 같다는 복선 같은 기분도 전달받았어요. 읽고 나서 시간이 흘러 제가 주문한 음료가 발효돼서 마개 뚜껑을 살짝 열어 기체를 빼줬어요.
그리고 확! 바꾸진 못하겠지만 지금 있는 똑같은 쳇바퀴 상황 속에서 조금이라도 무언가를 바꿔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우선 일어나는 시간을 10분 일찍 앞당겼고 한 문 장씩 만들어서 영어로 말하기 시간을 만들었어요.
단칼에 생선머리 치듯 아직 못하겠어요. 우선 이렇게 라도 생선 비늘을 삭삭 벗겨서 일상의 20분을 바꿔보려고 해요. 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