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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진 Oct 05. 2024

비와 함께

매일 줄넘기 35일째

아침 꿈넘기(줄넘기) 700개로 하루를 시작했다. 긍정 에너지로 업무를 충실히 마치니 해가 저물고 있었다.


비를 준비하는 구름들


약속이 있어 오랜만에 좋아하는 초밥으로 저녁을 먹고 들어가는데 비가 스물스물 온다.

예전에는 '비가 오네' 생각했는데, 지금 나의 생각은 '저녁 꿈넘기(넘기)를 해야 하는데'로 바뀌어 있었다.

빗줄기가 굵어지고 쏟아지기 시작했다.

요즘 날이 가물어 농사하시는 분들이 걱정이었는데 오랜만에 생명 다운 향기가 났다.

집 앞에 비를 막아 줄 지붕이 있는 공간이 없어서 아쉬웠다.

찾아봐야겠다. 비가 와도 줄넘기를 할 수 있는 곳이 어디 있을 것이다!


그렇게 아쉬움으로 집에 들어와 책과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빗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창문 밖을 보니 힘이 약해진 부슬비가 오고 있었다.

이 정도의 비는 괜찮을 것 같았다. 맞아도 괜찮다 싶을 정도의 보슬보슬비. 처음 시도해 본다. 나갔다.

줄을 돌렸다.

와... 기분이.... 흥분됐다.


작년에 호주에 여행을 갔었다. 비가 오는데 많은 사람들이 우산 없이 신발을 신지 않고 거리를 걷고 있었다. 그때는 호주 사람들의 문화가 독특하다 생각했었다. 기억이 떠오르면서 그분들이 그렇게 다녔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역시 해봐야 안다. 경험해 봐야 느낄 수 있다.

나도 느꼈다. 살아나는 느낌. 비가 와서 몸이 젖고 무거워져야 하는데 오히려 더욱 가벼워졌다.


뛸 때마다 미세한 모래와 물기가 발가락 사이사이로 까슬하게 들어오는 촉감이 느껴졌다.

비와 함께 땀도 함께 빗소리, 줄넘기 소리, 나의 숨소리, 발 구르는 소리가 더욱 생생하고 싱싱하게 들렸다.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었다.


목표를 위해 실행하는 내가 대단하다 느꼈다. 날씨도 나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계속해 보니 두려운 것은 없다. 시도를 안 해서 내 안에 걱정과 두려움이 존재하는 것이다. 행동하면 두려움과 걱정, 고민은 사라진다. 시도하자. 우선계속 하자.


그렇게 2,300개를 마쳤다.

집 문을 나오자마자 실행 가능하고 끝나자마자 샤워로 마무리까지 깔끔한 꿈넘기.

하루하루 성장하는 삶, 꿈줄과 함께,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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