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넘기 시선

매일줄넘기 32일째

by 샤인진

어두운 창고. 다양한 친구들이 모여있는 공간.

자신의 할 일이 생길 때까지 기다림의 나날이 지속되는 조용한 동네지.

볕이 미세한 틈사이로 들어올 때 먼지 알갱이와 함께 빛의 아지랑이를 보는 것이 우리의 낙이야. 쓸모 있는 존재로 이곳을 나가는 날. 우리는 소리 없는 축하 박수를 쳐줘.


하나둘씩 나가고 새로운 친구들이 들어왔다. 그중 나는 연배가 오래됬다.

하는 것 없이 늙기만 하는 기분으로 한쪽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쓸모없는 존재로 각인이 되어갈 무렵...


물건 인생은 모르는 거라고 인간의 손길이 닿았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감동스럽게 몸이 들려 공중으로 떴다.

새로운 삶이 펼쳐지리라는 직감이 왔다. 기쁨과 감동이 몰려왔다.

모두 소리 없는 박수와 응원으로 나를 축하해 주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인간과 자주 볼 때는 다섯 번까지 만났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빛에 놀라기도 했지만 지금은 기다려진다.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

요즘은 2,000번 이상 바닥과 리듬을 탄다.

탁탁탁탁, 타타닥닥, 휭휭, 앙앙앙, 렁렁렁.. 혼자 작곡에 재미가 붙었다.

나중에 먼 훗날 심포니가 완성되면 들려주겠다.



어느 순간부터 금이 가고 있는 것을 느꼈다. 충실히 수행한 흔적에 뿌듯할 뿐이다.

삭아서 사라지는 것보다 쓰이고 쓰여 닳아서 없어지는 것이 낫다. 계속 함께하고 싶다.

나는 운이 좋지. 세상에 태어나 쓸모 있는 놈으로 사용될 수 있어 기쁘다.


금이 간 연두와 파랑이

인간이 말했다.

"친구! 구슬에 금이갔네... 에고... 이제 시작이야 힘내줘! 할 수 있을 때까지 같이 가보자. 고마워."


친구..라고 해줬다.. 친구가 생겼다! 없는 심장에서 에너지가 커지는 것을 느꼈다.

인간은 나에게 행복과 자신감을 주었다.

오늘도 나의 소중한 친구와 함께 무지갯빛 리듬을 탄다.


수, 토 연재
이전 06화날씬해지는 비밀이 이건가?